『주역 (周易) 』의 시중 (時中) 리더십 - 정병석교수제자 - 박사학위논문 - 보인다 - 특허관련좋은논문
『주역 (周易) 』의 시중 (時中) 리더십 - 정병석교수제자 - 박사학위논문 - 보인다 - 특허관련좋은논문
0 대한민국
Disclaimer
博 士 學 位 論 文
嶺南大學校 大學院
哲 學 科
東 洋 哲 學 專 攻
李 熙 永
指導敎授 鄭 炳 碩
2022年 8月
博 士 學 位 論 文
指導敎授 鄭 炳 碩
2022年 8月
嶺南大學校 大學院
哲 學 科 東洋哲學專攻
李 熙 永
감사의 글
심하게 조언을 해주신 최재목 심사위원장님, 최소인 교수님, 조수동 교수님, 그리고
2022년 8월
이 희 영
<목 차>
Ⅰ. 서론(序論) ·································································································· 1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 1
2. 선행연구의 검토 ······································································································ 3
3. 연구의 방법과 범위 ································································································ 5
Ⅱ. 『주역(周易)』의 기본 성격 ······································································· 7
1. 변역(變易) ················································································································· 7
1) 역(易) ··················································································································· 7
2) 변화(變化) ········································································································ 10
3) 변통(變通) ········································································································ 21
2. 시(時) ······················································································································ 22
1) 『주역』에 있어서 ‘시’의 의미 ······································································· 22
2) ‘상황(狀況)’을 의미하는 ‘시’ ········································································ 24
3. 중(中) ······················································································································ 35
1) 『주역』에 있어서 ‘중’의 의미 ······································································· 35
2) ‘중용(中庸)’을 의미하는 ‘중’ ········································································ 39
3) ‘합당(合當)함’을 의미하는 ‘중’ ···································································· 49
- i -
2. 수시변통(隨時變通) ······························································································· 65
1) 수시변통 ··········································································································· 65
2) 변통(變通)과 통변(通變) ················································································ 68
3. 시중(時中)과 우환의식(憂患意識) ······································································ 69
1) 내적 우환의식 ································································································· 73
2) 외적 우환의식 ································································································· 74
- ii -
3) 어려움 속에서의 상응 ·················································································· 142
4) 개혁(改革)을 위한 상응 ··············································································· 145
2. 육오(六五)와 구이(九二)의 상응에서 본 시중 리더십 ································· 146
1) 사제(師弟)로서의 상응 ················································································· 146
2) 전쟁(戰爭) 속에서의 상응 ··········································································· 147
3) 태평(泰平)한 시대의 상응 ··········································································· 149
4) 신뢰(信賴) 속에서의 상응 ··········································································· 150
5) 어려움 속에서의 상응 ·················································································· 152
- iii -
4. 진보(進步)하는 상황 ··························································································· 183
1) 일이 순조(順調)로운 상황 ··········································································· 183
2) 발전(發展)해 나가는 상황 ··········································································· 185
3) 계몽(啓蒙)하고 육성(育成)해야 하는 상황 ··············································· 187
- iv -
<표 목 차>
- v -
<그림 목차>
- vi -
Ⅰ. 서론(序論)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1) 嚴靈峯, 『無求備齋: 易經集成』 第119冊, 惠棟, 「易尙時中說」, 『易漢學』 卷7, 台北: 成文書
局, 1976, 177쪽.
- 1 -
시중은 『주역』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 개념일 뿐만 아니라, 유가사상(儒家思想) 전
반을 조망해 보았을 때도 역시 그 중심적인 위치에 놓여 있는 개념이다. 그것은 유가
(儒家)의 여러 경전에서 시중과 관련된 언급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
다. 예를 들어, 『서경(書經)』에 나오는 윤집궐중(允執厥中)2), 『서경』, 『논어(論語)』,
『맹자(孟子)』의 권도[權]3), 『중용(中庸)』의 시중(時中)과 치중화(致中和)4), 『순자(荀
子)』의 응변곡당(應變曲當)과 여시천사(與時遷徙)5) 등은 모두 시중이라는 말을 그대
로 사용하고 있거나 의미상 시중을 나타내고 있는 말들이다. 그 이외에도 유가의 경
전에서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시중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렇
듯 『주역』을 포함한 여러 유가 경전에서 시중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지만, 『주역』의
시중과 여타 유가 경전에서의 시중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주역』
을 제외한 다른 유가 경전에서 언급되고 있는 시중은 어떤 체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상황과 사례를 통하여 일관성 있게 논의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에 비해 『주역』은 64괘 384효라는 일정한 체계 안에서 음양의 변역을 통해 풍부한
사례를 만들어 내고, 그 사례들 각각에 있어서의 시중을 논하고 있다. 따라서 일정한
체계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언급되는 『주역』의 시중은 국가를 통치하거나 기업을 경
영하는데 있어 그 활용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최고통치자나 최고경
영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의사결정이며, 의사결정이란 어떤 상황 하에서 그에 가장
합당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황에 합당한 선택을 통한 행동은 바로 ‘시중
리더십’이며,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주역』이다.
- 2 -
본 연구의 모델인 ‘시중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triadic reciprocality) 모델’6)에 의
거할 경우, 시중 리더십은 ‘리더가 합당한 행동을 하기 위해 상황 및 대상자(자신, 타
인)와 부단히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정의
를 토대로 시중 리더십을 리더와 대상자 간의 상응 관계 및 리더와 대상자의 상황과
의 관계로 나누어 고찰하고자 한다.
2. 선행연구의 검토
6) Ⅳ장 2절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며 리더, 대상자, 상황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7) 이희영, 「『주역』 괘사에서 만나는 시중 리더십」, 『숙명리더십연구』 제5집, 숙명리더십개발
원, 2007, 177-202쪽.
8) 閔建蜀, 『易經的領導智慧』, 北京: 生活ㆍ讀書ㆍ新知 三聯書店, 2013.
9) 박동수ㆍ이희영ㆍ정성한, 『조직행동』, 경세원, 2010, 466-469쪽 참조.
- 3 -
구체적인 내용은 본 연구와 다르지만, 리더십이 상황에 적합해야 한다는 것은 본 연
구의 시각과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맨쯔(Manz)는 개인, 행동, 환경이 교호적(交互的)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회학습이
론(social learning theory)에 의거해 셀프리더십(self-leadership)이라는 개념을 제
시한다. 셀프리더십의 구성 요소에는 셀프매니지먼트(self-management), 자연보상
(natural reward), 사고적 셀프리더십(thought self-leadership)이 있다.10) 개인이
스스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셀프리더십의 기본 시각은 그 구체적인 방
법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유가의 수신(修身)이나 수기(修己)와 맥락이 통한다.
사회인지이론(social cognitive theory)에 따르면, 인간은 내적 힘에 의해 움직이
는 것도, 외적 자극에 의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활동은 행동,
인지 및 기타 개인적 요인, 그리고 환경적 현상이 서로 상호작용한 결과이다. 이를
삼원적 교호(triadic reciprocality) 모델이라고 부른다.11) 본 연구의 모델인 ‘시중 리
더십의 삼원적 교호 모델’은 이 삼원적 교호 모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축된 것이
다.
이처럼 본 논문을 전개하는데 있어 참고할 만한 개념과 아이디어를 제공해준 선행
연구들과 본 연구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중 리더십에 대한 이희영의 2007
년 연구에서는 『주역』 괘사만을 대상으로 단편적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에 비해 본
연구에서는 『역경(易經)』과 『역전(易傳)』 전체를 대상으로 리더와 대상자의 상응(相
應)에 따른 시중 리더십 및 상황(狀況)에 따른 시중 리더십을 고찰한다. 둘째, 민건촉
의 ‘『주역』의 리더십 모델’은 리더십과 관련된 『주역』의 주요 개념들을 포괄하고 있
다. 따라서 『주역』을 리더십 측면에서 다룬 하나의 개념적(槪念的) 모델로서는 의의
가 있으나, 이론적 분석을 위한 모델로서는 그 복잡성 때문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
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사회인지이론에서 제시된 삼원적 교호 모델
을 활용하여 ‘시중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 모델’을 구축하였다. 이 모델의 세 축을 형
성하는 변수는 리더, 대상자, 상황이다. 셋째, 피들러의 합상황 이론에서는 일정한 과
10) Manz, C. C., The art of self-leadership: Strategies for personal effectiveness in
your life and work,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3; Manz, C. C.,
Self-leadership: Toward an expanded theory of self-influence processes in
organizations,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11, 1986. pp. 585-600; 이희영,
『셀프리더십과 개인성과의 관련성』, 영남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17-31쪽 참조.
11) Bandura, A., Social learning theory,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1977;
Bandura, A., The self system in reciprocal determinism, American Psychologist,
37, 1978, pp. 344-358.
- 4 -
업을 수행하는 조직을 대상으로 리더-구성원 관계, 과업구조, 직위권력이라는 상황특
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비해 본 연구에서는 개인, 가정, 국가 등 다양한 수준에서
의 상황을 상정하고 그 각각의 상황에 합당한 리더십을 고찰한다. 그리고 합상황 이
론에서는 리더-구성원 관계를 상황변수로 보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리더와 대상자
를 시중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모델의 두 축으로 삼아 연구를 진행한다. 넷째, 맨쯔가
제시한 셀프리더십은 개인이 스스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기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는 유가의 수신이나 수기와 맥락이 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맨
쯔가 과업을 수행하는 조직을 상정하고 그런 조직에서 더 나은 개인성과를 산출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셀프리더십을 제시하고 있는데 비해, 본 연구에서는 근본적이고 도
덕적인 측면에서의 자기관리를 상정한다.
3. 연구의 방법과 범위
- 5 -
으로 제Ⅶ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요약하고, 연구의 시사점을 살펴본 뒤, 연구의 한계
점 및 향후 연구방향을 알아본다.
- 6 -
Ⅱ. 『주역(周易)』의 기본 성격
1. 변역(變易)
1) 역(易)
12) 鄭玄, 『易贊』; 林忠軍, 『周易鄭氏學闡微』, 손흥철ㆍ임해순 옮김, 『정현의 주역』, 예문서원,
2021, 127-128쪽.
13) 馮友蘭, 『中國哲學史新編』 Ⅱ, 北京: 人民出版社, 1986, 334쪽 참조.
1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53344.
- 7 -
하늘은 높아서 존귀하고 땅은 낮아서 비천하니, 건과 곤의 자리가 정해진다. 높고
낮음이 이로써 배열되니, 귀한 것과 천한 것이 자리를 잡는다. 움직이고 멈추는 것에
일정한 법칙이 있으니,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이 구분된다. 만물은 그 성향에 따라
같은 종류끼리 모이고, 무리를 지어 구분되니, 여기에서 길하고 흉한 것이 생겨난다.
하늘에 걸려 있는 것은 상이 되고, 땅에 있는 것은 형체가 되니, 여기에서 변과 화가
나타난다.15)
15) 『周易』 「繫辭上傳」 제1장: 天尊地卑 乾坤定矣 卑高以陳 貴賤位矣 動靜有常 剛柔斷矣 方
以類聚 物以羣分 吉凶生矣 在天成象 在地成形 變化見矣; 『周易』의 원문은 朱熹의 『周易
本義』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원문의 발음은 『周易諺解』 宣祖本을 따랐음. 그리고 원문에
대한 번역은 정병석 역주, 『주역』 상ㆍ하(을유출판사, 2014, 2015)를 주로 참고하였으며,
그 이외에 이기동 역해, 『주역강설』 상ㆍ하(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97), 김석진, 『대산주역
강의』 1ㆍ2ㆍ3(한길사, 1999). 성백효 역주, 『주역전의』 상ㆍ하(전통문화연구회, 2001) 등
을 참고하였음.
16) 『周易』 「繫辭上傳」 제1장: 是故 剛柔相摩 八卦相盪 鼓之以雷霆 潤之以風雨 日月運行 一
寒一署 乾道成男 坤道成女 乾知大始 坤作成物.
17) 『周易』 「繫辭上傳」 제1장: 乾以易知 坤以簡能 易則易知 簡則易從 易知則有親 易從則有功
有親則可久 有功則可大 可久則賢人之德 可大則賢人之業 易簡而天下之理得矣 天下之理得
而成位乎其中矣.
18) 이시우, 「변역의 도와 우환의식의 관계 고찰」, 『동서철학연구』 제66호, 한국동서철학회,
2012, 96쪽 참조.
19) 이선경, 「선진유가에 있어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55집, 동양철학연구회,
2008, 312쪽.
- 8 -
역은 체용(體用) 관계이며, 불역의 체와 변역의 용은 본질적으로 구별되는 별도의 것
이 아닌 체용불이(體用不二)의 관계이다.20) 그리고 이때의 체는 ‘무체(无體)’를 체로
삼는 것이며, 또 ‘무체의 체’에 어떠한 집착도 하지 않는 것이다.21) 이와 관련하여
「계사전」에서는 “천지의 신비한 운행변화는 고정된 방식이나 방향이 없고, 역도의 운
행 또한 고정된 형체나 형식이 없다.”22)라고 말한다. 따라서 불역이 아니면 변역이
없지만, 동시에 변역이 없이는 불역을 볼 수 없는 것이다.23)
- 9 -
2) 변화(變化)
① 변화의 주체
- 10 -
변화가 생긴다”33)고 한다. 따라서 강과 유가 변화의 주체임을 알 수 있다.
「계사상전」에서는 “괘효의 변화가 나아감과 물러남의 상징”34)이고, “효사를 통해
효의 변화를 알 수 있다”35)고 함으로써 괘와 효가 변화의 주체임을 밝히고 있다.
곤괘(坤卦) 「문언전(文言傳)」에서는 “천지가 변화하면 초목이 번성한다”36)고 한다.
「계사상전」에서는 “천지가 변화하니 성인이 이것을 본받는다”37)고 하고, “하늘의 상
(象)과 땅의 형체(形體)에서 변화가 나타난다”38)고 말한다. 이러한 문장을 통해 천지
가 변화의 주체임을 알 수 있다.
항괘(恒卦) 「단전」에서는 “사계절이 변화하여 오랫동안 이룰 수 있다”39)고 하고,
비괘 「단전」에서는 “천문(天文)을 보아 사계절의 변화를 관찰한다”40)고 한다. 따라서
이때 변화의 주체는 사계절이다.
「계사상전」에서는 “견주어 헤아린 다음에 말하고, 따져본 다음에 움직이니, 견주고
따져서 그 변화를 이룬다”41)고 한다. 여기에서 견주고 따지는 주체는 인간이고, 그로
인한 변화의 주체도 인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견주어 헤아린 다음에 말의 변화를
추구하고, 따져본 다음에 행동의 변화를 도모한다.
이처럼 변화의 주체로 거론된 것들 중에서 건도, 강유, 괘효는 추상적(抽象的)이고
관념적(觀念的)인 것이라면 천지, 사계절, 인간은 구체적(具體的)이고 현실적(現實的)
인 것이다. 건도, 강유, 괘효가 천지와 인간의 특성을 추상화(抽象化)한 것이라고 보
면 결국 현실 세계 속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은 천지와 인간, 즉 삼재(三才)라고
할 수 있다.
② 변화의 인과관계
- 11 -
서는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해결책이 생기고, 오래 지
속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42)
「계사상전」에서는 “강과 유가 갈마들어 무궁한 변화가 생긴다”43)고 한다. 음과 양,
낮과 밤이 교대하는 가운데 끝없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설괘전(說卦傳)」에서는 “산과 못의 기운이 통한 뒤에라야 변화할 수 있어서 만물
을 다 이룬다”44)고 한다.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들의 기운이 교류한 뒤에 변화가
일어나며, 그러한 변화를 통해 만물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산과 못은 만물
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산은 간괘(艮卦)로서 양을 상징하며, 못은 태괘(兌卦)로서
음을 상징한다. 그리고 만물을 추상하면 결국 음과 양이 남게 된다. 따라서 음과 양
이라는 두 기운이 교류함으로써 변화가 일어나고 만물이 생성되는 것이다. 좀 더 부
연하면, 우주의 기본적인 구성요소이면서 그 운행의 주체가 되는 것은 바로 음과 양
이라는 두 기운이다.45) 그러므로 만물의 생장소멸(生長消滅) 또한 이런 기의 이합집
산(離合集散)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46)
「계사상전」에서는 “견주어 헤아린 다음에 말하고, 따져본 다음에 움직이니, 견주고
따져서 그 변화를 이룬다”47)고 함으로써, 인간의 견주고 따져보는 행위가 변화를 가
져온다고 말한다.
이처럼 『주역』은 변화의 원인으로 궁함, 강유의 갈마듦, 음양이라는 두 기운의 통
함, 견주고 따짐 등을 제시한다.
변화의 결과와 관련하여 먼저 「계사하전」에서는 궁색함을 해소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면, 소통(疏通)의 길이 열리게 되고, 한번 소통이 되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48)
건도, 사계절, 천지 등 자연의 운행 법칙이 변화하면 성명(性命)이 바르게 되고, 그
러한 변화가 그침이 없이 오랫동안 이루어지면, 초목이 번성하게 된다. 그리고 성인
은 이러한 자연의 변화를 본받아서 인간을 교화한다.
- 12 -
사계절이 변화하여 오랫동안 이룰 수 있다.50)
천지가 변화하면 초목이 번성한다.51)
천지가 변화하니 성인이 이것을 본받는다.52)
③ 변화의 쓰임새
- 13 -
군자는 평소에 편안하게 거처할 때는 괘효의 상징을 살펴보고 그 말이 가진 의미를
음미하며, 어떤 일이 있어 움직일 때는 괘효의 변하는 것을 관찰하여 길흉의 점단을
음미한다.58)
象 以卜筮者尙其占.
58) 『周易』 「繫辭上傳」 제2장: 君子居則觀其象而玩其辭 動則觀其變而玩其占.
59) 윤상철, 『역경의 천인합일관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4, 81쪽 참조.
60) 최영진, 『역학사상의 철학적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89, 35-36쪽 참
조.
- 14 -
① 음양의 대대(對待)와 순환(循環)
장자와 정이가 갈파한 것처럼, 『주역』은 음양의 변화를 서술하고 있으며, 음양의
갈마듦을 통해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음양이라는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 15 -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와서, 해와 달이 갈마들어 밝음이 생긴다. 추
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와서, 추위와 더위가 갈마들어 한해가
이루어진다. 가는 것은 굽히는 것이고, 오는 것은 펴는 것이니, 굽히고 폄이 서로 교
감하여 이로움이 생긴다.66)
② 천지의 감응(感應)
- 16 -
지의 도리를 준칙(準則)으로 삼는다. 따라서 만물이 본받아야 할 모범적인 모습으로
는 하늘과 땅보다 더한 것이 없다. 하늘의 형상과 땅의 형체를 통해 변과 화를 가늠
할 수 있다. 천지의 영허소식(盈虛消息), 즉 차고 비고 줄어들고 불어나는 그러한 변
화는 때와 더불어 일어난다.
73) 윤상철, 『역경의 천인합일관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4, 82쪽 참조.
74) 『周易』 「繫辭上傳」 제4장: 易 與天地準 故能彌綸天地之道.
75) 『周易』 「繫辭上傳」 제7장: 天地設位而易行乎其中矣 成性存存道義之門.
76) 『周易』 「繫辭上傳」 제11장: 法象莫大乎天地 變通莫大乎四時.
77) 『周易』 「繫辭上傳」 제1장: 在天成象 在地成形 變化見矣.
78) 『周易』 豐卦 「彖傳」: 日中則昃 月盈則食 天地盈虛 與時消息.
79) 최정묵, 「주역적 관점의 자연과 인간」, 『철학논총』 제51집 제1권, 새한철학회, 2008, 309
쪽.
80) 『周易』 「序卦傳」: 有天地然後 萬物生焉.
81) 『周易』 咸卦 「彖傳」: 天地感而萬物化生.
82) 『周易』 「繫辭下傳」 제5장: 天地絪縕 萬物化醇 男女構精 萬物化生.
- 17 -
천지가 만물을 기른다.83)
천지가 변화하면 초목이 번성하고, 천지가 막히면 어진 사람이 숨는다.84)
천지가 풀려서 우레가 치고 비가 온다. 우레가 치고 비가 오니, 수많은 과목과 초
목의 껍질이 모두 열려서 터진다.85)
- 18 -
괄하며, 만물을 성장시켜 형체를 갖추도록 한다. 또한 자연 운행의 변화를 통해 만물
이 각각 그 본성을 간직하도록 한다. 곤은 만물을 생겨나게 하고 유순함으로 하늘의
뜻을 이어받으며, 두터움으로 만물을 싣고 포용력으로 만물을 형통하게 한다. 건은
쉬운 방식으로 주관하고, 곤은 간단한 방식으로 이룬다. 건은 고요할 때는 한결같고
움직일 때는 곧아서 큰 것을 낳고, 곤은 고요할 때는 닫혀있고 움직일 때는 열려서
넓음이 생긴다. 넓음과 큼은 하늘과 땅보다 더한 것이 없고, 변화하고 소통하는 모습
은 사계절보다 더 뚜렷한 것이 없으며, 음과 양의 변화하는 법칙은 해와 달의 교대에
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니, 이 쉽고 간략함의 원리야말로 최고의 덕이라고 할 수 있
다. 문을 닫는 것을 곤이라 하고, 문을 여는 것을 건이라 하니, 변화는 이러한 건과
곤의 닫힘과 열림 속에서 일어난다.
- 19 -
건은 고요할 때는 한결같고 움직일 때는 곧으니 그리하여 큰 것을 낳는다. 곤은 고
요할 때는 닫혀있고 움직일 때는 열리니 그리하여 넓음이 생긴다. 넓음과 큼은 하늘
과 땅에 짝하고, 변화와 소통은 사계절에 짝하며, 음과 양의 변화하는 법칙은 해와
달에 짝하고, 쉽고 간략함의 좋은 원리는 지고의 덕에 짝한다.95)
낳고 낳는 것을 역이라고 한다.100)
- 20 -
천지의 큰 덕을 낳는 것이라고 말한다.101)
한 번 음하고 한 번 양하는 것을 도라고 말한다.102)
3) 변통(變通)
- 21 -
“바꾸어 적절하게 마름질하는 것”은 음양이 교감화육(交感化育)하는 가운데 도에
따라서 적절하게 마름질하는 것108)을 말하고, “미루어 행하는 것”은 음양의 전환을
미루어 행하는 것을 뜻한다.109)
이처럼 변통은 변과 통이라는 두 낱말이 결합된 것이며, 이는 곧 변화와 소통을 말
한다.110) 즉, 변통이라는 말에는 변화와 소통의 이중적 본령(本領)이 담겨 있다. 변화
는 특정의 상황 혹은 단계로 전환되는 것을 가리키며, 소통은 대립이나 상충과 같은
막힘이 없이 서로 왕래할 수 있음을 가리킨다.111) 변통의 양상은 인간사회의 현상들
을 포함한 모든 자연계의 현실적 모습이다. 그것은 내용상 모든 존재의 양적(量的)인
측면과 질적(質的)인 측면을 담고 있다. 사물 혹은 사태는 어떠한 경우이든지 간에
점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양적인 측면에서 정점에 다다르면 어느 정도의 규제 혹은 통
제를 통해 질적인 측면으로 거듭 나아가야 한다.112)
2. 시(時)
- 22 -
<표 Ⅱ-1> 『주역』에 있어서 ‘시’의 의미(1)
출전 표현 빈도 괘효, 장 의미(비고)
易經(1) 有時 1 歸妹 九四 적절한 때
時中 1 蒙 상황
時成 1 乾 사계절의 순서
時乘 1 乾 사계절의 순서
時行 2 大有, 艮 천시, 상황
四時 5 豫, 觀, 恒, 革, 節 계절
時義 5 豫, 隨, 遯, 姤, 旅 상황(12시괘)
隨時 1 隨 상황
時變 1 賁 사계절
彖傳(34) 時 4 頤, 大過, 解, 革 상황(12시괘)
時用 3 坎, 睽, 蹇 상황(12시괘)
與時行 2 遯, 小過 상황
有時 2 損(2) 적절한 때
與時偕行 2 損, 益 상황
時升 1 升 상황
時止 1 艮 상황
失其時 1 艮 상황
與時消息 1 豊 천시
時發 1 坤 六三 상황
對時 1 无妄 천시
時舍 1 井 初六 시운
象傳(6)
明時 1 革 사계절의 변화
失時 1 節 九二 상황
時 1 旣濟 九五 적절한 때
及時 1 乾 九四 상황
時舍 1 乾 상황
與時偕行 1 乾 사계절
與時偕極 1 乾 시운
文言傳(10) 時乘 1 乾 사계절의 순서
時 2 乾 九三 상황
四時 1 乾 사계절
天時 1 乾 자연의 규칙
時行 1 坤 상황
四時 3 上 6, 9, 11장 사계절
趣時 1 下 1장 상황
繫辭傳(6)
待時 1 下 5장 상황
時 1 下 9장 상황
雜卦傳(1) 時 1 大畜 시운
이러한 ‘시’의 의미와 관련하여 김승혜는 『역전』에 나오는 ‘시’의 의미를 세 가지로
- 23 -
분류하고 있다. 첫째, 사시(四時)에 빗대어 역사의 변화를 설명할 경우에는 시가 변화
와 순환의 때를 가리킨다. 혁괘(革卦)나 절괘(節卦)의 「단전」에서 쓰이는 시의 의미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천시(天時)를 가리킨다. 곤괘의 「문언전」이나 대유괘(大有卦),
돈괘(遯卦), 간괘의 「단전」에서 쓰이는 시가 이 경우이다. 셋째, 때를 알고 행하는 성
인의 지혜를 가리킨다. 몽괘(蒙卦) 「단전」에서 시중이라고 언급한 것이 그 예이다.113)
김승혜의 분류를 염두에 두면서 『주역』에 나오는 ‘시’의 의미를 살펴본 결과, 본
연구자는 ‘시’의 의미를 ① 적절한 때, ② 천시[자연규칙, 계절], ③ 시운(時運), ④ 상
황 등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표 Ⅱ-1, 표 Ⅱ-2). 이러한 네 가지 의미 중에서
본 연구의 주제인 시중 리더십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바로 ‘상황’을 의미하는
‘시’이다.
의미 표현
적절한 때 有時, 時
천시[자연규칙, 계절] 時成, 時乘, 時行, 四時, 時變, 對時, 明時, 與時偕行, 天時
시운 時舍, 與時偕極, 時
時中, 時義, 隨時, 時, 時用, 與時行, 與時偕行, 時升, 時止, 失其時,
상황
時發, 失時, 及時, 時舍, 時行, 趣時, 待時
(1) 12시괘
① 시(時)를 강조하는 괘
113) 김승혜, 『유교의 시중과 그리스도교의 식별』, 성바오로딸, 2005, 120쪽 참조.
- 24 -
이(頤)는 바르게 해야 길하다는 것은 기르는 것이 올바르면 길하다는 것이다. 길러
주는 것을 보는 것은 그 기르는 바를 관찰하는 것이다. 스스로 입안을 채울 음식을
구하는 것은 스스로 기르는 것을 살피는 것이다. 천지가 만물을 기르면, 성인이 현인
을 길러서 만민에게 미친다. 이괘의 상황에 맞게 함이 크다.114)
- 25 -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② 시의(時義)를 강조하는 괘
- 26 -
말한다. 때로는 강한 것이 부드러운 것에 순응하고 양보하는 것 또한 상황에 맞추는
것이다. 따라서 천하가 상황에 따르는 것이다.
- 27 -
③ 시용(時用)을 강조하는 괘
- 28 -
르게 한다. 건괘의 상황에 맞게 하는 작용이 크다.124)
- 29 -
손괘(損卦) 「단전」과 관련하여, 위를 덜어 아래에 더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라
면, 아래를 덜어 위에 더해 주는 것은 특수한 경우이다. 그럼에도 아래를 덜어 위에
더해 주는 것이 상황에 적합하고 진실함이 있으면 길하고 허물이 없고 이롭다. 이를
테면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 하에 들어갔을 때 전 국민이 나서서 ‘금
모으기 운동’을 펼친 것은 바로 아래를 덜어 위에 더해 준 하나의 사례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대그릇 두 개로 간소하게 제사를 지내는 것도 무방하다. 이 모든 것
은 상황에 맞추어 이루어지는 것이다.
- 30 -
그 그칠 곳에 그치는 것이다. 상하가 상응이 안 되어 서로 더불어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그 몸을 얻지 못하며, 그 뜰에 가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하니, 허물이 없을 것
이라고 하는 것이다.129)
- 31 -
이다.132)
- 32 -
는 오르지 못한 경우의 처신에 대해 말한다. 이럴 경우 더욱 힘써야 할 것은 덕을 진
전시키고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데와 마칠 데를 알아 처신할 수 있어
야 한다. 그리고 윗자리에서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서 근심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종일을 노력하고도 상황에 따라 저녁에까지 두려워하고 삼가면 여전히
위태로우나 허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33 -
하니, 뒤에 하면 얻어서 이로움을 주장하여 불변의 바른 도리가 있으며, 만물을 머금
어 화육시켜 주는 것이 광대하니, 곤의 도가 얼마나 유순한가! 하늘을 받들어 상황에
따라 행한다.137)
- 34 -
높은 자리에 있는 소인(小人)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모든 준비를 한 뒤에 상
황을 기다려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다.
3. 중(中)
- 35 -
오고 있으며 「문언전」, 「계사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 등에 이십여 차례 보
이고 있다(표 Ⅱ-3). 그 뜻은 크게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가운데’, ‘속’,
‘사이’, ‘마음속’, ‘중천’, ‘중실(中實)’, ‘진실’, ‘중심’ 등의 기본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
우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합당(合當)함’, ‘중도’, ‘중용’, ‘공정(公正)’, ‘중덕’, ‘중정(中
正)’ 등 시중과 연결되는 의미를 내포하는 경우이다.
『주역』에서 중을 공간적으로 보면 2효와 5효처럼 상괘와 하괘의 가운데에 있는 경
우를 말하지만, 시간적인 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384효 모두가 그 상황에 따른 가장
적절한 중을 포함하고 있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과(過)나 불급(不及)도 중이 될 수
있는 것이다.141) 이와 관련하여 고회민(高懷民)은 중이란 “만물변화 속에서 시공에
따라 그 자연스러움을 얻어서 도와 어긋나지 않는 것”142)이라고 말한다.
<표 Ⅱ-3>에 나와 있는 중의 의미를 정리해 보면 ‘가운데’, ‘진실’, ‘중용’, ‘합당함’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표 Ⅱ-4). ‘가운데’에는 ‘중’, ‘속’, ‘사이’, ‘중심’,
‘집 안’, ‘중천’, ‘마음속’ 등이 포함된다. ‘진실’에는 ‘중실’이 포함된다. ‘중용’으로 대
표되는 개념 안에는 ‘중정’, ‘중덕’, ‘중도’, ‘공정’ 등이 포함된다.
이들 네 가지 의미 중 시중 리더십과 관련되는 것은 ‘중용’과 ‘합당함’이다. 이제
이 두 개념에 대해 『주역』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41) 이상호, 「주역에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39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348
쪽 참조.
142) 高懷民, 정병석 역, 『주역철학의 이해』, 문예출판사, 2004, 358쪽.
- 36 -
<표 Ⅱ-3> 『주역』에 있어서 ‘중’의 의미(1)
출전 표현 빈도 괘효, 장 의미
中吉 2 訟, 師 九二 중용, 중덕
中行 5 泰 九二, 復 六四, 益 六 중도, 가운데, 중도, 중도
三ㆍ六四, 夬 九五
易經(13)
中 1 家人 六二 집 안
日中 4 豊(4) 중천
中孚 1 中孚 마음속
時中 1 蒙 합당함
中正 8 訟, 同人, 觀, 離, 益, 姤, 중도
巽, 節
中 2 大過, 未濟 중
險中 1 屯 가운데
剛中 9 蒙, 比, 臨, 无妄, 坎, 萃, 가운데 있음
困, 井, 兌
正中 1 需 가운데 자리함
中吉 1 訟 중용
得中 5 訟, 同人, 睽, 解, 鼎 중
彖傳(45) 地中 1 明夷 속
剛中正 1 履 가운데
大中 1 大有 사이
頤中 1 噬嗑 가운데
柔得中 5 噬嗑, 旅, 小過, 旣濟, 未 중
濟
剛得中 2 漸, 節 중
中孚 2 中孚(2) 마음속
日中 2 豊(2) 중천
在中 1 渙 종묘 가운데
不中 1 小過 중
正中 1 乾 九二 중용
中正 1 乾 卦辭 중용
文言傳(7) 不中 2 乾 九三ㆍ九四 중
中 2 乾 九四, 坤 六五 가운데
黃中 1 坤 六五 중용
中 7 상 1ㆍ7ㆍ12장, 하 1장(4) 가운데
繫辭傳(10) 中爻 1 하 9장 가운데
柔中 1 하 9장 중
中心 1 하 12장 속
中男 1 10장 가운데
說卦傳(3)
中女 2 10장, 11장 가운데
- 37 -
출전 표현 빈도 괘효, 장 의미
正中 3 比 九五, 隨 九五, 巽 九 공정, 중용, 중도
五
中正 6 需 九五, 訟 九五, 豫 六 중도
二, 晋 六二, 姤 九五, 井
九五
在中 5 坤 六五, 需 九二, 小畜 가운데
九二, 震 六五, 歸妹 六五
履 九二, 泰 六五, 大有
中 21 九二, 豫 六五, 復 六五, 마음 속, 중도, 가운데, 중
大畜 九二, 坎 九二ㆍ九 용, 마음 속, 중용, 속, 중,
五, 恒 九二, 大壯 九二, 중용, 중용, 중용, 중도,
損 九二, 夬 九五, 萃 六 중정, 중용, 중용, 중, 중
二, 困 九二, 鼎 六五, 震 용, 중정, 중
上六, 艮 六五, 節 九五,
未濟 九二
象傳(62)
山中 1 大畜 가운데
日中 1 豊 九四 중천
中吉 1 師 九二 중덕
得中 1 巽 九二 중실(中實)
地中 5 師, 謙, 復, 明夷, 升 속
中行 4 師 六五, 泰 九二, 復 六 중도
四, 夬 九五
中心 3 泰 六四, 謙 六二 진실
中孚 九二
中直 2 同人 九五, 困 九五 중심, 중정
澤中 2 隨, 革 속
得中道 4 蠱 九二, 離 六二, 解 九 중용
二, 夬 九二
行中 1 臨 六五 중용
中節 1 蹇 九五 중정
中道 1 旣濟 六二 중정
- 38 -
2) ‘중용(中庸)’을 의미하는 ‘중’
- 39 -
태괘(泰卦) 구이는 중위(中位)에 있으면서 주효(主爻)이니, 중도의 덕을 갖출 수 있
는 위치에 있고 또한 그러한 덕을 갖추어야 하는 자리에 있다. 구체적으로 중도의 덕
을 갖추기 위해서는 거친 것을 포용하고, 맨몸으로 강물을 건너가는 것을 이용하며,
멀리 있는 것을 버리지 않고, 붕당(朋黨)이 없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이마이 우사
부로(今井宇三郞)는 “더럽고 거친 것을 포용하는 도량을 근본으로 하고, 때로는 맨몸
으로 강물을 건너가는 과단성 있는 행동을 하고, 가까운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멀리
있는 것도 잊어버리는 일이 없어야 하고, 붕당의 사심을 끊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중도에 합치할 수 있다”146)고 말한다. 또한 정이(程頤)는 이 네 가지가 태평한 시대
의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말한다.147)
더함을 흉사에 쓰면, 허물이 없다. 진실함을 가지고 중도를 행하여, 공에게 고할 때
규를 사용하여야 한다.148)
중도에 맞도록 행하여 공에게 고하여 따르도록 하니, 의지하여 도읍을 옮기는 것이
이롭다.149)
- 40 -
한다. 강건중정(剛健中正)으로 존위(尊位)에 있는 구오는 상육을 척결함에 있어서 과
단성 있게 결단하면서도 중정의 도리를 지키므로 허물이 없다.
「단전」에서는 송(訟)ㆍ동인(同人)ㆍ관(觀)ㆍ이(離)ㆍ익(益)ㆍ구(姤)ㆍ손(巽)ㆍ절(節)괘
등에서 ‘중용’을 의미하는 ‘중’을 찾아볼 수 있다.
- 41 -
기 위해서는 강건하고 중정한 덕을 가지고 있는 구오와 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처럼 상하가 상응해서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게 합심하면 대사(大事)를 도모할 수 있
다. 육이와 구오가 상응한다는 것은 문명(文明), 강건, 중정의 덕을 겸비하는 것이니
진정한 대동사회(大同社會)를 구현할 수 있다.
- 42 -
고 겸손하여, 날로 나아감에 한계가 없다. 하늘은 베풀고 땅은 낳아서, 그 유익함이
무궁하다. 무릇 익의 도는 상황과 더불어 함께 하는 것이다.155)
- 43 -
절이 형통하다는 것은, 강유가 나뉘어 강이 중을 얻었기 때문이다. 괴로운 절제는
바름을 고수할 수 없다는 것은, 그 도가 궁하기 때문이다. 기뻐하여 험함에 행하고,
자리에 합당하게 절제하고, 중정을 지켜서 통한다. 천지에 절제함이 있어, 사시가 이
루어진다. 제도를 만들어 절제하도록 함으로써, 재물을 손상시키지 않으며, 백성을 해
치지 않는다.158)
- 44 -
할 상황에서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다. 비괘 구오는 바
르고 공정한 자리에 처해 돕는 것을 공평무사하게 하니 길하다.
건괘(蹇卦) 구오 「상전」에서는 “매우 어려운 시기에 친구가 온다는 것은 중정한 절
도(節度)로써 하기 때문이다”162)라고 한다.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
하고 중정한 절도를 유지하면 구이가 와서 도와준다는 것이다.
곤괘(困卦) 구오 「상전」에서는 “코를 베고 발을 벤다는 것은 아직 뜻을 얻지 못한
것이다. 서서히 기쁨이 있다는 것은 중정하고 강직하기 때문이다. 제사를 올리는 것
이 이롭다는 것은 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163)라고 한다. 코와 발을 베는 것처럼 곤
궁한 상황에서도 구오가 중정하고 강직하면 서서히 기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성
을 다해 제사를 올리면 신명(神明)의 감통(感通)이 있어 이롭다.
정괘(井卦) 구오 「상전」에서는 “찬 샘물을 먹는다는 것은 중정하기 때문이다”164)라
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맑고 찬 샘물을 먹는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구오가
중정하기 때문이다.
절괘(節卦) 구오 「상전」에서는 “즐겁게 절제함이라 길하다는 것은 처한 자리가 중
정하기 때문이다”165)라고 한다. 즐겁게 절제하는 상황이 가능한 것은 구오가 지나치
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중정의 도를 지키기 때문이다.
- 45 -
니 길할 수밖에 없다.
췌괘(萃卦) 육이 「상전」에서는 “끌어당기면 길하여 허물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중
정하여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168)라고 한다. 육이가 유순하고 중정한 마음가짐을 변
함없이 간직하면 구오의 도움과 인도를 받아 길하게 된다는 것이다.
- 46 -
잘못을 시정하려고 노력한다. 이럴 때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중용의 도를 어기지 않
는 것이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너무 원칙에 매달리면 반발을 불러오게 된다. 조선
조 중종 때 조광조(趙光祖)가 도학정치(道學政治)라는 원칙을 너무 고집한 나머지 반
대파의 반발을 불러와 결국 기묘사화(己卯士禍)가 초래된 것은 하나의 반면교사(反面
敎師)라고 할 것이다.
대축괘(大畜卦) 구이 「상전」에서는 “수레의 바퀴살을 벗긴다는 것은 중용을 지켜서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173)라고 한다. 구이는 상응하는 육오에 의해 저지되고 있다.
구이는 중정한 덕으로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여 스스로 수레의 바퀴살을 벗겨버리고
나아가지 않아야 한다.
항괘(恒卦) 구이 「상전」에서는 “뉘우침이 없어진다는 것은 능히 중용에 머물기 때
문이다”174)라고 한다. 뉘우침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
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괘(大壯卦), 해괘(解卦), 손괘(損卦)의 구이 「상전」에서는 바르게 해야 하는 상
황에 대해 말한다. 바르게 한다는 것은 곧 중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길
하고 이롭다.
- 47 -
(4) 「문언전(文言傳)」에서의 ‘중’
- 48 -
군자는 중용의 덕을 안에 가지고 있으면서 이치에 통달하여, 바른 자리에 몸을 두
고 있으며, 아름다움이 그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어서, 사지에 퍼져나가고, 사업에서
나타나니, 아름다움의 극치이다.182)
- 49 -
Ⅲ. 『주역(周易)』과 시중(時中)의 지혜
- 50 -
은 시를 말한 것이 6괘에, 중을 말한 것이 36괘에 달한다. 시를 말한 것으로는 시
(時), 대시(待時), 시행(時行), 시성(時成), 시변(時變), 시용(時用), 시의(時義), 시발(時
發), 시사(時舍), 시극(時極)이란 것이 있다. 중을 말한 것으로는 중(中), 중정(中正),
정중(正中), 대중(大中), 중도(中道), 중행(中行), 강중(剛中), 유중(柔中)이란 것이 있
다. 「몽단(蒙彖)」은 또 시중을 병칭하고 있다. ……자사(子思)가 지은 『중용』은 공자
의 뜻을 계술하여 군자다우면서 시중을 추구한다고 했고, 맹자는 공자는 시중의 성인
이라고 했다. 집중(執中)의 가르침은 중천(中天: 요순시대)에서 비롯되었고 시중의 의
미는 공자에서 밝혀졌는데, 바로 요순 이래로 전승된 심법(心法)이었다. 「풍단(豊彖)」
에 천지간에 차고 비는 현상은 때에 따라 쇠하고 성한다고 했고, 「박(剝)」에 군자가
사물의 영고성쇠(榮枯盛衰) 현상을 중시하는 것은 그것이 천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언(文言)」에 진퇴와 존망을 인식하고 그 바른 상태를 잃지 않을 사람은 오직 성인
이리라! 라고 했는데 이 모두가 시중의 의미이다.193)
193) 嚴靈峯, 『無求備齋: 易經集成』 第119冊, 惠棟, 「易尙時中說」, 『易漢學』 卷7, 台北: 成文
書局, 1976, 177쪽.
194) 『周易』 蒙卦 「彖傳」: 蒙亨 以亨行 時中也 匪我求童蒙童蒙求我 志應也.
- 51 -
은 아니며, 나아가고 물러남에 항상 됨이 없는 것은 같은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행하
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군자가 덕을 증진시키고 사업에 힘을 쓰는 것은 상황에 미치
려고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195)
- 52 -
를 살펴본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와 관련해서는 수시변통과 우환의식을 다룬다.
1. 시중적(時中的) 질서관(秩序觀)
1) 시중적 질서관
198) 이용필, 「자기조직하는 우주」, 『과학사상』 제17호, 범양사, 1996, 92쪽 참조.
199) 高懷民, 정병석 역, 『주역철학의 이해』, 문예출판사, 2004, 184쪽 참조.
200) 심귀득, 『주역의 생명관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88-89쪽
참조.
- 53 -
먼저 건괘 구이에서는 이제 막 잠복과 은둔을 벗어나 세상에 나타난 용의 모습을
말해 준다. 그렇지만 아직 자신의 역량을 펼치기에는 상황이나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
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덕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멘토로 삼아 지도를 받는 등
자신의 능력과 덕성을 더욱 연마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54 -
혹 위로 뛰어오르거나 혹은 연못에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자가 말하였다. 오르고 내림에 일정함이 없는 것은 사특함이 되는 것
은 아니다. 나아가고 물러남에 항상 됨이 없는 것은 같은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행하
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군자가 덕을 증진시키고 사업에 힘을 쓰는 것은 상황에 미치
려고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203)
- 55 -
『주역』은 또한 정위적 질서가 아닌 시중적 질서와 상호감응을 중시한다. 태괘(泰
卦)와 비괘(否卦)의 「단전」을 통해 그 내용을 살펴본다.
태괘는 땅이 위에 있고 하늘이 아래에 있는 반면 비괘는 그 반대이니, 공간적인 정
위적 질서에 따르면 태괘는 불길하고 비괘는 길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단전에서는 그
반대로 말하고 있다. 태괘는 천지가 교류하고 상하가 교류하여 길하고 형통하다고 하
는데 반해, 비괘는 천지와 상하가 교류하지 않아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가 없다고 말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주역』이 생생(生生)과 변역(變易)과 감응(感應)을 중시하기 때
문이다. 태괘의 경우 위에 있는 땅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고 아래에 있는 하늘의 기
운은 위로 올라가게 되니 하늘과 땅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감응하게 된다. 그러므로
길하고 형통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비괘는 위에 있는 하늘의 기운은 계속 위로 향하
고 아래에 있는 땅의 기운은 아래로만 향하니 하늘과 땅이 교류하고 감응할 길이 없
다. 따라서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주역』은 공간적 위치
가 아니라 천지와 상하 간의 상호감응 여부를 길흉의 중요한 척도로 삼고 있다.
- 56 -
고, 천하의 모든 움직임은 하나의 도리에 항상 따르는 것이다.209)
2) 통관(通觀)
- 57 -
옛날에 복희씨가 천하의 왕 노릇할 때, 우러러 하늘의 상을 관찰하고, 구부려 땅의
형태를 관찰하며, 날짐승과 들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한 이치를 관찰하였다. 가깝게
는 자기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다른 사물에서 취하였다. 여기에서 비로소 팔괘를 만
들어, 신명의 덕에 통하게 하고, 만물의 실상을 분류하였다.212)
211) 정병석, 「주역의 관」, 『철학』 제75집, 한국철학회, 2003, 9-18쪽 참조.
212) 『周易』 「繫辭下傳」 제2장: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 仰則觀象於天, 府則觀法於地, 觀鳥獸
之文, 與地之宜, 近取諸身, 遠取諸物, 於是始作八卦, 以通神明之德, 以類萬物之情.
213) 『周易』 「繫辭上傳」 제8장: 聖人有以見天下之動 而觀其會通 以行其典禮 繫辭焉以斷其吉
凶 是故謂之爻.
214) 朱熹, 『周易本義』 「繫辭上傳」 제8장註: 會謂理之所聚而不可遺處 通謂理之可行而無所礙
處.
215) 王植 輯, 『珍本皇極經世書』, 臺北: 武陵, 1996, 903쪽: 夫所以謂之觀物者非以目觀之也
非觀之以目而觀之以心也 非觀之以心而觀之以理也.
- 58 -
심안(心眼)으로 보는 것이다. 그에 비해 ‘이치로 본다’는 것은 우주 만물의 이치를 꿰
뚫어보는 이안(理眼)으로 보는 것이다.
이처럼 『주역』에서의 바라봄[觀]은 다분히 자기 눈앞의 것밖에 보지 못하는 근시안
적인 동관(童觀)216)도, 자기 위주의 부분적인 인식에만 머물러있는 규관(闚觀)217)도
아니다. 『주역』에서의 관은 우주만물의 깊고 넓은 이치를 전체적으로 남김없이 통찰
하는 통관(通觀)이다.
한편 『주역』에서 우주만물의 이치를 통관하는 것은 그 단계에 따라 관물(觀物), 관
상(觀象), 관아(觀我)로 구분할 수 있다.218)
먼저 관물은 복희씨(伏羲氏)가 우주만물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팔괘를 만드는 과
정에서 살펴볼 수 있다. 복희씨는 우주만물의 변화와 존재양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포
괄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파악한 우주만물의 이치를 토대로 팔괘
를 만들어 음양의 변화와 형태를 파악하고 분류한다.
관상, 즉 괘효의 부호체계가 가지고 있는 상(象)219)을 관찰하는 과정은 괘효가 상
징하는 의미들을 해석하고 현실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는 주체적 해석과 결단
이라는 행동이 요청된다. 이는 곧 괘상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들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자기화하는 것이다.
관아, 즉 자관(自觀)은 스스로를 자기반성과 경계 속에서 바라보는 실존적인 자기
해석이다. 더 나아가 자관은 자기반성, 즉 반관(反觀)을 통한 자기완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완성을 타인에게 보여 주어 그들을 교화시키는 것에까지 나아간다. 이러
한 입장은 관괘(觀卦)의 「단전」과 효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 59 -
봄에 사시가 어긋나지 않는다. 성인이 신도로써 가르침을 베풀어 천하가 복종한
다.220)
- 60 -
3) 지기(知幾)
227) 이상임, 「‘판단의 한 과정’의 측면에서 본 주역의 ‘기미’」, 『동양철학』 제30집, 한국동양
철학회, 2009, 429쪽.
228) 심귀득, 『주역의 생명관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71쪽 참
조.
229) 『周易』 「繫辭下傳」 제5장: 幾者 動之微 吉之先見者也 君子 見幾而作 不俟終日 ……君子
知微知彰知柔知剛 萬夫之望.
230) 김흥규, 『주역에 나타난 인간연구』, 동아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2, 32-34쪽 참
조.
- 61 -
단단한 얼음이 곧 올 것이다”231)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다
음과 같이 말한다.
- 62 -
넷째, 실위(失位)가 흉에 이르는 기미가 되는 경우이다. 정괘(鼎卦) 구사의 “솥의
다리가 부러져서 공의 밥을 쏟으니 그 몸이 젖어 흉하다”237)와 해괘(解卦) 육삼의
“짐을 등에 지고 또 마차를 타고 가는 것이다. 이는 도적이 오도록 하니 아무리 바르
게 하려고 해도 부끄럽다.”238) 그리고 건괘(乾卦) 상구의 “너무 높이 올라가 버린 용
은 후회함이 있다”239)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모두 자리와 그 처신이 마땅하지 않음
에 따른 좋지 않은 결과를 말하고 있다. 건괘 상구에 대해서는 「문언전」에 다음과 같
이 말한다.
이처럼 기미에는 천기, 언행, 불인과 불의, 실위, 안일함 등이 있으며, 이러한 기미
를 살펴서 아는 것을 지기(知幾)라고 한다. 지기는 인과관계에 근거한 것으로 결과가
드러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그 원인을 관찰하는 것이다. 또한 변화의 동향을 일
- 63 -
찍 판별하여서 방지하거나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243) 지기는 세상과 소통하는 힘이
며,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인간에 대한 지식과 이해로부터 출발한다.244)
『주역』에는 지기245)와 관련된 많은 문장들이 보인다. 먼저 건괘(乾卦) 「문언전」 구
삼에서는 “이를 데를 알아 이르므로 더불어 기미를 알 수 있다”246)고 한다. 앞을 내
다보는 혜안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니 기
미를 아는 것이다. 곤괘(坤卦) 초육에서는 “서리를 밟는다. 단단한 얼음이 곧 올 것이
다”247)라고 한다. 서리라는 기미를 보고 머잖아 겨울이 올 것임을 알아차리는 것이
다. 둔괘(屯卦) 육삼에서는 “사슴을 쫓는데 몰이꾼이 없다. 오직 숲속으로 들어갈 뿐
이다. 군자가 기미를 알아 그만 두는 것만 못하다. 계속 나아가면 창피를 당하게 될
것이다”248)라고 한다. 몰이꾼도 없이 무작정 숲속으로 들어갔다가는 위험에 빠질 수
있으므로 그런 조짐을 미리 알아차려 숲을 빠져나와야 더 큰 곤경에 빠지지 않게 되
는 것이다. 예괘(豫卦) 육이에서는 “절개가 돌과 같다. 하루를 마칠 것도 없으니 올바
르고 길할 것이다”249)라고 한다. 기미를 미리 알아서 재빨리 스스로를 경계하니 올바
르고 길하다. 복괘 초구에서는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오는 것이다. 후회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으니 크게 길할 것이다”250)라고 한다. 처음에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으나 오
래지 않아 그 잘못을 깨달아서 고치니 길하다. 대축괘(大畜卦) 육사에서는 “송아지의
뿔에 횡목을 대는 것은 크게 길하다”251)고 한다. 천방지축인 송아지의 뿔에 횡목을
- 64 -
댐으로써 사람이 다치거나 물건을 손상시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니 길하다.
기제괘(旣濟卦) 「대상전」에서는 “군자는 이 괘의 이치를 살펴 환난이 일어날 것을 생
각하며 미리 예방한다”252)고 한다. 괘를 통해 환난의 기미를 미리 알아채고 예방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미를 미리 예측하고 감지하여 자신의 허물을 고치고 추길피흉(趨吉避凶)
하고자 하는 자세야말로 바로 시중을 실천할 수 있는 전제조건인 것이다.
2. 수시변통(隨時變通)
1) 수시변통
- 65 -
변통하는 것은 사계절보다 더 큰 것이 없다.257)
- 66 -
처럼 ‘상황에 따라 변통하는 것’의 본보기로는 사계절의 순환보다 더 크고 분명한 것
이 없다.
또한 「계사전」은 변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궁색함’을 들고 있다. 궁색한 상황
이 되면 변화를 모색하게 되고, 변화하게 되면 소통이 되며, 소통이 되면 오래 지속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늘이 도와서 이로움을 얻을 수 있다. 변통의 목
적은 이익의 극대화에 있는 것이다.262)
262) 곽신환, 「주역의 변통과 개혁사상」, 『유교사상연구』 제29집, 한국유교학회, 2007, 127쪽
참조.
263) 『周易』 「繫辭下傳」 제2장: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是以自天祐之 吉無不利.
264) 『周易』 「繫辭上傳」 제12장: 變而通之 以盡利.
265) 김연재, 「변화의 세계에 대한 주역의 조망과 창조적 소통」, 『유교사상문화연구』 제54집,
한국유교학회, 2013, 86쪽 참조.
266) 김연재, 「변화의 세계에 대한 주역의 조망과 창조적 소통」, 『유교사상문화연구』 제54집,
한국유교학회, 2013, 86-87 참조.
- 67 -
실행이 중요하다. 변화하려는 의지가 상황의 전개에 따른 외부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따라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존속케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변화하여 소통하는
것은 인간이 현실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처방안이 된다. 이를 인간사회에
적용해 보면, 어떤 상황에서 양적인 변화가 다할 경우에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는 상
황이 벌어진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질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가 함께 진행되는 통일적 과정은 존재론적(存
在論的)이자 가치론적(價値論的)인 변화의 관점, 즉 변통관의 핵심이 된다.267)
2) 변통(變通)과 통변(通變)
267) 김연재, 「변화의 세계에 대한 주역의 조망과 창조적 소통」, 『유교사상문화연구』 제54집,
한국유교학회, 2013, 89쪽 참조.
268) 김연재, 「변화의 세계에 대한 주역의 조망과 창조적 소통」, 『유교사상문화연구』 제54집,
한국유교학회, 2013, 87-88쪽 참조.
269) 『周易』 「繫辭下傳」 제1장: 變通者 趣時者也.
270) 『周易』 「繫辭上傳」 제12장: 變而通之 以盡利.
271) 『周易』 「繫辭上傳」 제5장: 通變之謂事.
- 68 -
더 나아가 그에 따라 스스로 변화하고 이를 확장하여 인간관계의 개선, 사회의 변혁
등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272)
전자의 경우를 ‘변화의 세계’로 특징지을 수 있다면, 후자의 경우는 ‘세계의 변화’
로 특징지을 수 있다. 그 양자가 원만하게 조화 혹은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므
로 인간은 주관성과 객관성의 상호관계에 따라 합리성의 변화를 추구한다. 즉 인간은
변화하는 세계를 파악할 수도 있으며, 그 세계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변통관
은 유기적(有機的)인 관계망과 그에 따른 세계의 연속적 과정에 대한 주관과 객관의
시각을 담고 있는 것이다.273)
3. 시중(時中)과 우환의식(憂患意識)
272) 김연재, 「변화의 세계에 대한 주역의 조망과 창조적 소통」, 『유교사상문화연구』 제54집,
한국유교학회, 2013, 88쪽 참조.
273) 김연재, 「변화의 세계에 대한 주역의 조망과 창조적 소통」, 『유교사상문화연구』 제54집,
한국유교학회, 2013, 88쪽 참조.
274) 최정묵, 「주역적 관점의 자연과 인간」, 『철학논총』 제51집 제1권, 새한철학회, 2008,
314-315쪽 참조.
275) 남상호, 「주역과 공자인학」, 『범한철학』 제28집, 범한철학회, 2003, 67쪽 참조.
276) 정병석, 「『역경』 상징체계의 함의」, 『주역의 현대적 조명』(한국주역학회 편), 범양사,
1992, 243쪽 참조.
- 69 -
환(解憂防患)을 위하여 지은 것이다.277)
- 70 -
설명한다.
- 71 -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그 사람에게 내리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심지를 괴롭
히고, 그 근골을 수고롭게 하며, 그 몸과 피부를 굶주리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여, 그가 하는 것을 어그러뜨리고 어지럽힌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게 하여, 그 능하지 못한 부분을 증익시키기 위한 것이다. 사람은 항상 허
물이 있은 뒤에 고치는 것이니, 마음에 고달픈 것이 있고 생각에 순조롭지 못한 것이
있은 뒤에 분발하여 일어나며, 고통스러움이 얼굴에 표가 나고 목소리에 나타난 뒤에
깨닫는 것이다. 나라 안에 들어가면 법도 있는 집과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나라 밖
에 나가면 적국과 외환이 없는 경우에는 나라가 항상 멸망한다. 그런 뒤에야 사람은
우환 속에서는 살아나고 안락한 속에서는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287)
- 72 -
사물을 버리지 않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끝과 시작을 일관하며, 그 요점은 허물이
없도록 하는데 있으니, 이것을 일러 『주역』의 도라고 한다.290)
1) 내적 우환의식
- 73 -
허물과 관련하여 공자는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을 허물이라고 한
다”294)고 말한다. 살아가면서 허물을 범하지 않기는 힘들다. 문제는 그 허물을 깨달
아 주저 없이 고쳐나가는 것이고, 그 허물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에 공자
는 제자 안연(顏淵)의 ‘불천노(不遷怒)’, ‘불이과(不貳過)’를 칭찬한다. 안연 역시 사람
으로서 노여움과 허물이 없을 수 없었지만, 그 노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았
고 그 허물을 깊이 반성하여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안연은 남다
른 우환의식이 있었던 사람으로 그 허물이 우환과 흉한 일로 닥치기 전에 고치고 바
로 잡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자는 안연의 그 선보과를
칭찬하고 있는 것이다.
내적 우환의식이 추구하는 무구는 과(過)도 불급(不及)도 아닌, 즉 시중이라는 현실
적합성[時宜適切性]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동적 균형을 유지하며 “공정성에
기반을 둔 균형 잡힌 삶”295)을 유지하려는 태도이다.296)
무구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환의식을 가지고 조짐을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
게 함으로써 흉을 피하고 길로 향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자기의 허물을 고쳐 선으
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297)
2) 외적 우환의식
- 74 -
덕을 닦지 못하는 것, 학문을 익히지 못하는 것, 의를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 착하지 않은 것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 네 가지가 나의 근심이다.299)
군자는 세상을 마치도록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300)
- 75 -
군자는 우환의식을 종신토록 그의 마음속에 넣어 두고 있다. ……천지는 본래 만물
을 창조하고 길러주는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들은 그것에 대해서 항상
만족하지만은 못한다. 인간과 우주에는 분명히 완전함은 있지 않다. 그러므로 성인이
어찌 우환의 마음을 가지지 않겠는가? 그가 우환하고 있는 것은 우주가 만물을 생육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만물의 생육이 자기 본성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
한 우환의식은 점점 그 범위를 확대하여 전 인류와 우주에 대한 우환으로 확대되는
것이다.303)
303) 정병석, 「유가의 우환의식과 현대의 위기」, 『인간과 사상』 제6집, 영남동서철학연구회,
1994, 113~116쪽.
304) 『周易』 「繫辭上傳」 제11장: 夫易 何爲者也 夫易 開物成務 冒天下之道 如斯而已者也.
305) 丁原明, 『橫渠易說導讀』, 齊魯書社, 2004, 169쪽: 雖至麤至小之事 亦莫非開物成務.
306) 이시우, 「변역의 도와 우환의식의 관계 고찰」, 『동서철학연구』 제66집, 동양철학연구회,
2012, 110쪽 참조.
- 76 -
Ⅳ. 시중(時中) 리더십과 『주역(周易)』의 리더
1. 시중 리더십 관련 선행연구
1) 이희영의 시중 리더십 연구
- 77 -
착함[穩重], 결단력[果斷], 사람 보는 안목[識人], 소통[溝通], 결속력[團結], 균형감[平衡],
적절성[適度], 영민함[靈敏], 임기응변[靈活], 적응력[適應], 격려(激勵), 경쟁(競爭).
- 78 -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전체론(全體論)에서는 『주역』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전체론이고 그것이 시스템, 태극, 집중(執中), 사람은 자연을 본받는다 등의 개념에
반영되어 있다고 말한다. 건곤론(乾坤論)에서는 건괘와 곤괘의 특성을 건괘의 발전론,
곤괘의 수양론, 강유는 서로 돕는다, 건곤의 리더십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중
도론(中道論)에서는 중의 의미를 시중과 위중, 강중과 유중, 대과와 소과, 중과 극단,
중과 도덕, 중과 길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고, 강유론(剛柔論)에서는 강유의 상호
보완 관계를 64괘를 통해 고찰하고 있다. 화합론(和合論)에서는 화합과 관련되는 함
괘, 동인괘, 가인괘, 태괘를 통해 화합의 개념을 고찰하고 있고, 단결론(團結論)에서
는 단결과 관련된 내용을 중부괘, 췌괘, 환괘, 규괘를 통해 고찰하고 있다. 진보론(進
步論)에서는 진보론의 특성에 대해 건괘, 승괘, 점괘, 진괘, 이괘, 미제괘 등을 통해
고찰하고 있고, 후퇴론(後退論)에서는 후퇴의 의미를 돈괘를 통해 알아보고 후퇴에
관한 다른 괘들의 함의, 물러나기의 지침, 시기적절한 후퇴 등을 고찰하고 있다. 손익
론(損益論)에서는 손익에 대한 관점을 손괘: 남을 덜어 자기에게 보태기, 익괘: 자기
를 덜어 남에게 보태기, 손익의 음양 관계, 손익론과 전체론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혁신론(革新論)에서는 혁신에 대한 관점을 혁괘: 묵은 것 버리기, 정괘: 새로운 것 세
우기, 고괘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위기탈출론(危機脫出論)에서는 위기에 대처
하는 방법을 감괘: 끊임없는 꿋꿋함, 건괘: 멈추기로 위기 극복하기, 준괘: 창업의 어
려움, 곤괘: 천천히 돌파를 도모하기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군사론(軍事論)에서는
군사와 용병술에 쓸 수 있는 지혜와 원리를 송괘: 소송하기, 사괘: 용병술, 『손자병
법』과 『주역』, 『삼십육계』와 『주역』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물극필반론(物極
必反論)에서는 그 법칙을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나오거나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나
온다, 순환개념의 응용, 상구효와 상육효의 분류, 길한 유형의 상효, 불리한 유형의
상효, 흉한 유형의 상효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 79 -
명(明)과 암(暗), 태(泰)와 비(否), 화(和)와 쟁(爭)이다. 『주역』에는 이 8가지 외에도
음양 개념이 더 있으며, 이 8가지는 예로 든 것이다. 이들 맞서는 개념 중에서도 강
유가 조직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하다. 강유가 서로 보완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리더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건이다.
실선으로 그린 가장 큰 동그라미 속의 사다리꼴에 열거한 16가지는 『주역』에 포함
된 행위지침을 나타낸다. 씩씩함은 건괘의 씩씩함과 진취성을 나타내고, 너그러움은
곤괘의 너그러움과 포용성을 나타낸다. 나머지 행위 지침들도 각각 관련 괘의 괘의
(卦義)를 나타내고 있다(표 Ⅳ-2).
가장 작은 동그라미는 도(度)를 나타내고 있는데, 도는 적절함[適度]이다. 바로 바
깥쪽 원에 있는 중(中)과 화(和)도 도의 함의를 갖고 있다. 적절함을 유지해서 중화
(中和)의 상태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직책이다.
剛
進 得
合
異 健 厚
誠 謙
感 同 爭
明
決 革
位 否 中 度 和 泰 位
待 恒
和 觀 敎 暗
創 復
分 畜 止
同
失 退
柔
- 80 -
태극의 바깥에 점선으로 그린 큰 동그라미는 시(時)와 위(位)라는 두 가지 요소를
나타낸다. 시와 위는 결코 리더가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시
와 위가 맞지 않으면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리더는 자
신의 지혜를 총동원해 적당한 시와 위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행위 지침 관련 괘
씩씩함[健] 乾卦
너그러움[厚] 坤卦
정성[誠] 中孚卦
겸손[謙] 謙卦
교감[感] 咸卦
어울리기[同] 同人卦
결단[決] 夬卦
혁신[革] 革卦
기다리기[待] 需卦
꾸준함[恒] 恒卦
살펴보기[觀] 觀卦
창의성[創] 屯卦
가르치기[敎] 蒙卦
쌓기[蓄] 大畜卦
멈추기[止] 艮卦
되돌아오기[復] 復卦
- 81 -
3) 피들러(Fiedler)의 리더십 합상황 이론(contingency theory)
- 82 -
해 자신의 스타일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4) 맨쯔(Manz)의 셀프리더십(self-leadership)
(1) 셀프매니지먼트(self-management)
310) Manz, C. C., The art of self-leadership: Strategies for personal effectiveness in
your life and work,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3; Manz, C. C.,
Self-leadership: Toward an expanded theory of self-influence processes in
organizations,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11, 1986, pp. 585-600.
311) 이희영, 『셀프리더십과 개인성과의 관련성』, 영남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17-31쪽 참조.
312) Manz, C. C., & Sims, H. P., Self-management as a substitute for leadership: A
social learning perspective,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5, 1980, pp.
361-367.
313) Bandura, A., Social foundations of thought and action: A social cognitive
theory,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6, pp. 23-24.
314) Manz, C. C., & Sims, H. P., Self-management as a substitute for leadership: A
social learning perspective,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5, 1980, pp.
361-367.; Manz, C. C., Mastering self-leadership: Empowering yourself for
personal excellence,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92, pp. 27-39.
- 83 -
제, 어떤 이유로, 어떤 상황에서 스스로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를 인식할 수 있게 된
다. 이처럼 자기관찰을 잘할수록 자신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가능성
이 높고, 이러한 행동변화는 곧 개인성과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자기목표설정은 단기적인 과업수행의 목표나 장기적인 인생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인생에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이고
성취하기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316) 목표설정은 수용가능한 성과에
대한 척도를 제공함으로써 그리고 종업원들이 피드백의 중요한 차원에 집중할 수 있
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성과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317)
행동의 선행요인에 대한 수정은 환경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행동을 변화시
키는 것이다. 많은 인간행동은 특정한 단서나 자극에 이어서 나타난다.318) 따라서 바
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야기하는 자극을 제거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불러오는 자극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것은 행동변화를 촉진하는 두 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선행요인의 수정은 결과에 의한 수정과 병행되어야 한다. 결과는 자기보상
(self-reward)과 자기징계(self-punishment)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자기보상
은 과업의 성공적인 수행에 대한 대가로 스스로에게 유형 또는 무형의 보상을 하는
것을 말한다.319) 유형의 보상에는 사고 싶었던 물건의 구입, 먹고 싶었던 음식 먹기,
여행 가기 등이 있다. 무형의 보상에는 자기존경과 자기만족 등이 있으며, 유형의 보
상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갖는다. 자기징계는 과업수행의 실패나 바람직하지 못한 행
동에 대해 스스로를 징계하는 것을 말하며, 널리 권고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자
315) Sims, H. P., & Lorenzi, P., The new leadership paradigm: social learning and
cognition in organizations, Newbury Park, CA: Sage, 1992, p. 182.
316) Manz, C. C., Mastering self-leadership: Empowering yourself for personal
excellence,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92, pp. 28-29; Sims, H. P., &
Lorenzi, P., The new leadership paradigm: social learning and cognition in
organizations, Newbury Park, CA: Sage, 1992, p. 181.
317) Locke E. A., & Latham, G. P., Work motivation and satisfaction: Light at the
end of tunnel, Psychological Science, 1, 1990, pp. 240-246.
318) Luthans F., & Kreitner, R., Organizational behavior modification and beyond,
Glenview, IL: Scott-Foresman, 1985; Skinner, B. F., Contingencies of
reinforcement: A theoretical analysis, New York: Appleton-Century-Crofts,
1969.
319) Bandura, A., Social foundations of thought and action: A social cognitive
theory,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6; Sims, H. P., & Lorenzi, P.,
The new leadership paradigm: social learning and cognition in organizations,
Newbury Park, CA: Sage, 1992, 60-61; Manz, C. C., Mastering self-leadership:
Empowering yourself for personal excellence,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92, pp. 31-37.
- 84 -
기보상이 잘 될수록 바람직한 행동의 빈도가 증가하고, 이는 개인성과의 향상으로 이
어질 것이다.
연습은 과업을 실제로 수행하기 전에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연습하는 것을 말한
다.320) 자기행동에 대한 내적ㆍ외적 연습이 잘 될수록 행동통제나 자기유능감
(self-efficacy)이 증가할 것이고, 이는 개인성과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 85 -
즐거운 환경 선택은 업무로부터 내적인 보상을 받는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이 즐기
는 업무환경을 선택하거나 만드는 것이다.324)
자연보상 구축은 종업원이 즐기는 업무를 작업순서 안에 넣음으로써 내적 동기유발
(intrinsic motivation)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능력감(feelings of
competence), 자기통제감(feelings of self-control), 목적감(feelings of purpose)
을 개발하는 업무는 내적으로 동기유발이 되고, 일 그 자체를 즐기도록 만드는 것으
로 밝혀졌다.
업무의 즐거운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업무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더 적게 가
져올 수 있는 고차원적인 자기통제이다. 이는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선택하고, 업무
의 부정적 측면과 마찬가지로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인지전략을 사용함을 말
한다.325)
자연보상 집중은 급여와 같은 외적 보상보다 일을 통한 만족과 같은 내적 보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는 내적 동기유발을 증가시킬 수 있고, 더 높은 직무성과를
가져온다.326)
- 86 -
예로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사고가 있다. 이는 일을 극단적인 흑백의
범주로 보려는 경향이다.
자기대화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마음속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329) 스포츠심리학,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교육, 의사소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가 자기대화와 성
과 간의 관계를 뒷받침한다.
심상은 과업이 완수되기 전에 그것의 성공적인 수행을 상상하는 것을 말한다. 스포
츠심리학, 상담교육, 임상심리학 등에서 심상과 성과 간에 유의(有意)한 관계가 있음
을 제시한다.
사고유형은 우리의 경험에 대한 일정한 사고방식 또는 습관적 사고방식이다.330) 사
람들이 채택하는 사고유형의 전형적인 예로는 ‘기회사고(opportunity thinking)’와
‘장애사고(obstacle thinking)’를 들 수 있다.
Morrow, 1980.
329) Manz, C. C., The art of self-leadership: Strategies for personal effectiveness in
your life and work,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3.
330) Manz, C. C., The art of self-leadership: Strategies for personal effectiveness in
your life and work,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3.
331) 이희영, 『셀프리더십과 개인성과의 관련성』, 영남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11-16쪽 참조.
332) Day, W. F., Jr., On the behavioral analysis of self-deception and
self-development, In T. Mischel (Ed.), The self: Psychological and
philosophical issues, Oxford: Blackwell, pp. 224-249; Skinner, B. F., About
behaviorism, New York: Knopf, 1974.
- 87 -
적인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반면에 개인결정론에 따르면, 행동은 개인(person)의
함수[B=f(P)]이다. 개인 내부의 본능, 충동, 동기유발, 지각, 태도, 기대, 그리고 성격
특성과 같은 내적 심리구조나 기질적 원천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설명
한다. 이와 관련하여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Epiktetos)의 다음과 같은 말이 널리
인용된다. “인간은 사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가 사물에 대해서 갖는 견해에 의해
혼란스러워진다.”333)
일방적 상호작용주의에 따르면, 행동은 개인과 환경의 함수[B=f(P,E)]이다. 레빈
(Kurt Lewin)의 연구에 주로 근거하는 이 이론은 개인의 내적 구조와 외부 환경이
모두 행동에 영향을 주되, 별도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요소와 외부환경이 상호작용한
결과가 행동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일 뿐, 행동이 개인적 요소나 외부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관계는 아니다.
개인
행동 환경
- 88 -
2. 시중(時中)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triadic reciprocality) 모델
- 89 -
(3) 피들러(Fiedler)의 리더십 합상황 이론(contingency theory)
- 90 -
찰, 자기목표설정, 선행요인의 수정, 결과에 의한 수정, 그리고 연습이 있다. 셀프리
더는 자연보상, 즉 자신의 업무를 즐기고 일 그 자체에 의해 동기유발 되는 것을 추
구한다. 맨쯔는 자연보상 구분, 즐거운 환경 선택, 직무내 자연보상활동 구축, 직무의
즐거운 측면 집중, 외부보상보다 자연보상에 집중 등의 다섯 가지 자연보상전략을 제
시한다. 사고적 셀프리더십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의도적인 통제를 통해 자신에게 영
향력을 행사하고 자신을 이끌어가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신념, 자기대화, 심상, 사고
유형에 대한 관리 등의 인지전략의 사용이 포함된다.
맨쯔는 개인, 행동, 환경이 교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회학습이론에 의거해
셀프리더십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개인이 스스로를 바람직한 방향을 이끌어간다는
셀프리더십의 기본 시각은 그 구체적인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유가의 수신이나 수
기와 맥락이 통한다고 할 수 있다.
2) 시중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 모델
- 91 -
신과의 부단한 대화 속에서 가능한 것이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의 주위의 반응을 보
고 다음에 할 자신의 행동을 규제하게 되고, 이러한 노력이 반복됨에 따라 바람직한
행동이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리더도 마찬가지이다. 바람직한 리더가 되
기 위해 리더로서의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자신의 덕
성과 능력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단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개인의 행동이 환
경, 즉 상황과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상황이 개인의 행동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으나, 삼원적 교호 모델에서는 개인의 행동도 상황에 영향을 미
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감안해서 행동하지만, 그 행동이 어떠
한 것이냐에 따라 상황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시중 리더십의 경우에도 상
황에 합당하게 리더십을 발휘하는지 여부에 따라 상황이 호의적으로도 또는 비호의적
으로도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개인적 요인이 환경과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개
인의 동기유발, 태도, 성격 등은 환경에 의해 형성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 요인
들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높은 동기유발, 호의적인 태도, 긍정적
성격 등이 업무 환경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꿀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시
중 리더십에 있어서도 리더가 상황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것이고, 그러한 행동은 상황에 다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시중 리더십을 정의하고 그 연구모델을 구축함에 있어 이러한 삼원
적 교호 모델을 원용하고자 한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시중이란 ‘만물이 그 처한 상
황(狀況)에 따라 합당(合當)함을 얻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시중 리더십을 정의하면,
시중 리더십은 ‘리더가 상황에 합당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시중 리더
십에 대한 단편적인 정의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리더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대상
자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 그 대상자에는 타인은 물론이고 리더 자신도 포함된다.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자신과의 부단한 소통과정인 것이다. 대상자를 포함할 경
우, 시중 리더십의 정의에 포함되는 세 요소는 리더, 대상자, 상황이 된다. 삼원적 교
호 모델에 의거할 경우, 이 세 요소는 일방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본 연구의 모델인 ‘시중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 모델’이 구
축되었다(그림 Ⅳ-3). 이 모델에 의거할 경우, 시중 리더십은 ‘리더가 합당한 행동을
하기 위해 상황 및 대상자(자신, 타인)와 부단히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 92 -
<그림 Ⅳ-3> 시중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 모델
상황
리더 대상자
- 93 -
3. 『주역(周易)』의 리더
(1) 『주역』의 리더 유형
- 94 -
공, 포희, 신농, 황제, 요, 순, 현, 상, 문왕 등은 『전』에만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역』의 성인 개념이 『역전』이 형성된 전국(戰國) 시기에 비로소 정립된 것
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포희, 신농, 황제, 요, 순 또한 『역전』에 등장함과 아울러
성인으로 추숭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리더 『역경』 『역전』 합계
君子 20 105 125
聖人 38 38
大人 12 17 29
王 11 10 21
先王 7 7
大君 3 3 6
賢人 5 5
君 1 3 4
箕子 1 2 3
后 2 2
天子 1 1 2
王公 2 2
包犧 2 2
神農 2 2
黃帝 2 2
堯 2 2
舜 2 2
丈人 1 1
賢 1 1
上 1 1
文王 1 1
高宗 1 1
(2) 『주역』의 리더 유형 간의 관계
- 95 -
를 살펴본다. 다음 몇 가지 인용문을 통해 그 차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 96 -
꿈하는 것을 성(聖)이라 하고, 성의 상태가 되어서 사람들이 파악할 수 없게 된 것을
신(神)이라 한다. ……339)
출전 (언급자) 내 용
『論語』 「述而」 (공자) 君子 < 聖人
『論語』 「季氏」 (공자) 君子 < 大人 < 聖人
『荀子』 「哀公」 (공자) 보통 사람 < 선비 < 君子 < 賢人 < 聖人
『孟子』 「盡心下」 (맹자) 善人 < 信人 < 美人 < 大人 < 聖人 < 神人
- 97 -
를 말하고, 후(后)는 천자나 왕을 말하며, 상(上)은 높은 데 있는 군주를 말하는 것으
로 보이고, 대인(大人)은 왕공(王公)을 통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340) 또한 대
인은 도덕적인 차원에서 말하면 성인이나 현자이고, 정치적 지위라는 측면에서 말하
면 천자나 제후를 의미한다고 말한다.341) 따라서 선왕, 후, 상은 물론이고 대인 또한
군주의 의미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군자의 경우 그 문맥들을 살펴보면
수기의 주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또 많은 부분에서는 천하를 경륜하거나 국
가를 통치하는 존재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또한 선진시대의 성인342)에서 알 수
있듯이 「대상전」에 등장하고 있는 ‘선왕’, ‘후’, ‘상’, ‘대인’, ‘군자’는 모두 일반적인
의미의 군주가 아니라 이상화된 군주, 즉 성왕을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몇 가
지 예를 살펴본다.
표현 괘 명 횟수
先王 比, 豫, 觀, 噬嗑, 復, 无妄, 渙 7
后 泰, 姤 2
上 剝 1
大人 離 1
君子 나머지 괘 53
- 98 -
산이 땅에 붙어있는 것이 박(剝)인데, 위에 있는 군주[上]가 이를 본받아 아래에 있
는 백성[下]을 후덕하게 대하고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346)
밝음이 두 번 일어나는 것이 이(離)인데, 군주[大人]가 이를 본받아 밝음을 이어받
아 사방을 비춘다.347)
- 99 -
이외에도 신비한 힘을 가졌다고 믿어지는 주물(呪物)을 기원으로 보는 페티시즘
(fetishism)설, 고대의 접신술(接神術)의 하나인 샤마니즘(shamanism)351)을 기원으로
보는 설 등이 있다. 이처럼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어떤 대상을 숭배하려는 경향이 있
었다. 이는 하나의 생명체로서의 인간의 유약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을 숭배하는 인간의 집단 심리는 그 뒤 하늘을 인격화한 천신(天神)에 대한
숭배와 조상의 혼령을 신격화한 조상신(祖上神) 숭배로 이어진다.
신에 대한 숭배는 그 뒤 인간의 인지가 발달함에 따라 영웅(英雄)과 같은 보통 사
람이 범접하기 어려운 뛰어난 존재에 대한 숭배로 변모한다. 그러한 영웅이 중국에서
는 성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런 성인숭배(聖人崇拜)의 관점은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에 형성되어 진한(秦漢) 시기에 정착되었다.352)
성인숭배라는 집단 심리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춘추시
대 이후 주(周) 왕실이 점차 천하의 주인으로서의 역할과 권위를 상실해 가면서 수백
년에 걸쳐 제후들 간에 겸병전쟁(兼幷戰爭)이 벌어지고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횡행하
는 상황이 지속되자 합리적 이성이나 도덕적 정의는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여
기에서 사람들은 이런 혼란과 고통을 해결해줄 위대한 인물의 출현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당시의 선진(先秦)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은 모두 이런 관점들을 말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성인숭배의식이 지향하는 이념은 빼어난 재능과 숭고한 도덕성을 가진
성인의 통치가 최선이라는 것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353)
전통적 문헌이 언급하는 성인의 다스림은 삼대(三代)의 성세(盛世)뿐만 아니라 삼황
오제(三皇五帝)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왜 이렇게 원고(遠古)의 시기까지 소급되는
가? 이에 대해 왕부지(王夫之)는 “성인의 다스림이 상고시기(上古時期)에 만들어지게
된 이유는, 실은 상주(商周) 이전은 상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354)라고 하였다. 확인할
수도, 볼 수도 없는 공백은 최대한 해석의 여지와 공간을 남기고 있는 신화(神話)와
같다. 성인은 사람의 모습을 통하여 존재하는 신화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에 대
해 고힐강(顧頡剛)은 춘추 말기 이후 제자(諸子)들이 신화 중의 고신(古神)과 고인(古
人)을 모두 성인화 하였고, 삼황오제의 황금시대 역시 전국 후반기에 만들어졌다고
- 100 -
말한다.355) 이러한 ‘성인화(聖人化)’ 운동은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서 춘추시대에 발
생하여 전국시기에 완성된 역사적 과정이다.356)
고힐강에 따르면, 전국(戰國)에서 서한(西漢)에 이르는 시기에는 사람들이 요순 이
전 시기의 황제를 더 많이 만들어 배치하였다고 한다. 이런 결과로 춘추 초기에는 우
(禹)의 연대가 가장 오래되었지만, 이 시기가 되면 우는 자연히 근고(近古)에 속하게
되어 버린다. 고힐강은 또 방사(方士)들의 노력에 의해 황제(皇帝)가 요순 앞에 놓이
고, 농가(農家)인 허행(許行) 일파에 의해 신농(神農)이 황제 앞에 놓이게 되었으며,
『주역』 「계사전」에서는 복희씨(伏羲氏)를 신농 앞에 배치하였다고 말한다. 이런 성왕
의 출현을 고힐강은 모두 위조된 역사로 간주한다.357)
이처럼 성인숭배현상으로서의 ‘조성(造聖)’과 성인화‘는 유가와 중국인의 의식을 오
랫동안 지배해 왔으며, 이는 역사적 진실과는 무관한 하나의 정신적(精神的)ㆍ문화적
(文化的) 상징부호(象徵符號)로 간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358) 따라서 성인은
하나의 상징적 부호이고, 성인숭배는 구세(救世)라는 공동체의 집체정신(集體精神)을
표현하는 일종의 의식(意識) 혹은 정신(精神)이라고 할 수 있다.359)
의식 혹은 정신은 추상적이고 ‘보이지 않는 실재(invisible reality)’이다. 여기에서
부호가 생긴다. 집체윤리 또는 공동체의 정신은 모두 물질적(物質的) 형식(形式)을 초
월한 ‘보이지 않는 실재’이다. ‘보이지 않는 실재’는 반드시 실재하는 어떤 물질형식
을 통하여 표상(表象)된다. 부호는 바로 이런 신성(神聖)한 것을 대표하고 전달하고
은유(隱喩)하고 상징(象徵)하는 ‘볼 수 있는 실재’에 해당한다.360)
- 101 -
는 이런 것들이 바로 부호의 전체적인 의미와 사회적 기능이다. 그러므로 부호는 앞
서 말한 두 가지 특성 사이에 끼여 있는 전환 매체이다. 전자는 ‘익명적인 것’, ‘모호
한 것’이며, 후자는 ‘친밀한 것’, ‘가장 익숙한 것’이다. 이와 같이 친밀한 것으로 모
호한 것을 대신 지칭함으로써 두 가지 사이에 상징의 관계가 형성된다.361)
(1) 역리구현자(易理具現者)
361) Durkheim, E., Elementary Forms of Religious Life, Trans by K. E. Fields, New
York: Free Press, 1995, p.434.
362) 『周易』 「繫辭上傳」 제5장: 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
363) 『周易』 「繫辭下傳」 제11장: 易之興也 其當殷之末世 周之盛德耶 當文王與紂之事耶 是故
其辭危 危者使平 易者使傾 其道甚大 百物不廢 懼以終始 其要无咎 此之謂易之道也.
- 102 -
(類)’364)와 ‘고(故)’365)라는 두 범주(範疇)를 통해 역리를 찾아냈다고 말한다. 즉 복희
씨가 만물의 실상을 ‘유(類)’에 따라 구분하여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의 까닭
[故]을 앎”으로써 역리를 찾아냈다는 것이다.366)
『주역』의 괘효(卦爻)는 역리, 즉 천지만물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이치를 성인이 파
악하여 그것을 상징적인 부호로 체계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괘효의 ‘상(象)’은 천지와
인간의 상호연계 속에서 자연지도(自然之道) 혹은 천도(天道)를 인간의 정신문화인 인
문지도(人文之道) 혹은 인도(人道)로 현실화시키는 중개적 역할을 함축하고 있다. 그
러므로 괘효에는 천도, 지도, 인도라는 삼재(三才)의 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
다.367) 그리고 『역전』은 인류의 역사와 만물의 생성변화를 하나의 전체로 보아, 천인
관계를 천ㆍ지ㆍ인 삼재의 사상 속에 넣어 ‘천도에 근거하여 인간사를 말하는’ 관점
을 취하고 있다. 이런 ‘삼재지도’ 속에 『역전』은 세계관, 역사관 및 인생관을 하나의
체계 속에 집어넣고 있다.368)
천ㆍ지ㆍ인의 ‘삼재’가 가지고 있는 ‘변화’ 혹은 ‘생성’이 말하는 것을 정리하면 ‘천
생인성(天生人成)’369)이라는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천생’이라는
말이 “한 번 음하고 한 번 양하는” 천지의 ‘생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면, ‘인성’은
- 103 -
‘생생’하는 천지를 본받아서 ‘인문화’해 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생생’하는 천지를 본받아 ‘인문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여기에서 『역전』은 우
주의 변화와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전체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
는 사람을 요청한다. 그가 바로 성인이다.370)
성인은 총명함과 예지를 가지고 있다. 성인은 이런 총명함과 지적 능력을 모든 사
람을 위해서 사용하는 인애(仁愛)의 마음을 지니고 있다. 성인은 우주 변화를 파악하
는 동시에 백성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통찰한 후, 그 파악한 천도를 어려움에 처한 백
성들을 위해 현실에 응용할 수 있는 지적 능력과 유덕함을 겸비하고 있다. 현대적인
의미로 말하면 성인은 자연계 및 사회와 인류의 발전법칙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인은 천
ㆍ지ㆍ인 삼재의 도리, 즉 역리를 온전히 파악하여 『주역』을 비롯한 문명의 이기들을
창제하였다고 말한다.371)
『역전』은 성인이 행해야 할 가장 큰 임무가 바로 천도의 응용을 통한 백성의 교화
에 있다고 말한다.372) 다시 말해 성인은 천지가 가지고 있는 부단한 생성변화를 보고
그것을 본받아서 천하를 교화해 나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늘과 땅을 본받아”373)
성인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천생인성’ 중의 ‘인성’에 해당한다.374) 이러한 활
동을 세 단계로 나누면 지천지(知天地)→법천지(法天地)→용천지(用天地)가 된다. 즉
천지의 부단한 생성 변화의 도를 이해하고, 그런 천지의 부단한 변화를 본받고, 그것
을 우리의 생활 속에 적용하고 응용하여 구현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375) 이는
또한 「계사전」에서 말하는 “개물성무(開物成務)”376)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개물’
이 생생하는 천지자연계의 작용을 말한다면, ‘성무’는 성인의 ‘숭덕광업(崇德廣業)’을
의미한다. 즉 ‘성무’가 바로 ‘인성’의 활동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377) 이런
성인의 작용이 바로 ‘인문화성(人文化成)’378)이다. 인문화성을 통해 성인의 역리구현
370)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338-339쪽 참조.
371)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340쪽.
372)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207쪽 참조.
373) 『周易』 「繫辭上傳」 제7장: 崇效天 卑法地.
374)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357-358쪽 참조.
375) 정병석, 「주역의 삼재지도와 천생인성」, 『유교사상연구』 제24집, 한국유교학회, 2006,
231쪽 참조.
376) 『周易』 「繫辭上傳」 제11장: 子曰, 夫易何爲者也 夫易開物成務 冒天下之道 如斯而已者
也. ‘개물성무’는 만물을 개발하고 일을 완성한다는 말이다.
377) 정병석, 「역전의 성인사관과 문명발전」, 『동양철학연구』 제52집, 동양철학연구회, 2007,
270-271쪽 참조.
378) 『周易』 賁卦 「彖傳」: 觀乎天文 以察時變 觀乎人文 以化成天下. ‘人文化成’이란 말은 바
- 104 -
은 완성된다.
(2) 도기합일적(道器合一的) 존재
- 105 -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상반되는 측면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철학
중에서 보편적인 도론(道論)은 본래 도가 특유의 이론이고 특색이다. 비록 『역전』은
도가의 영향 아래에서 도론을 확립했지만, 오직 『역전』만이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
陽之謂道)”라는 철학적 명제를 도출하였다.383)
『역전』에서 말하는 ‘도’와 ‘기’는 다른 말로 ‘덕(德)’과 ‘업(業)’이라 할 수 있는데,
건괘 「문언전」과 「계사전」의 여러 곳에서 ‘덕’과 ‘업’을 서로 짝이 되는 범주로 놓고
말하는 용어들이 보인다. 예를 들면, ‘진덕수업(進德脩業)’384)ㆍ‘숭덕광업(崇德廣業
)’385)ㆍ‘덕구업대(德久業大)’386)ㆍ‘성덕대업(盛德大業)’387) 등이 바로 그들이다.388) 덕
과 업을 짝으로 하는 용어들의 성격과 관련하여 김연재는 “진덕수업이라는 내면적 수
양의 단계를 거쳐서 숭덕광업이라는 내면과 외면이 합일 혹은 일체가 되는 경지에 이
르러야 비로소 성덕대업의 궁극적 천명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389)라고 말하고 있
다. 그리고 선우미정은 “진덕수업하여 하늘의 성덕대업을 본받아 숭덕광업하는 것이
다”390)라고 말한다.
『역전』에 보이는 성인의 형상과 성격은 바로 이런 덕업을 겸비한 존재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성인이 될 수 있는 기본적인 자격사항에 해당한다.391) 공자가 『주역』을
훌륭한 책이라고 감탄하는 이유도, 이 책이 덕이라는 개인의 도덕적 수양을 높이는
동시에 현실적 사공(事功) 방면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성취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자는 성인이라면 반드시 “덕을 높이고 사업을 넓히는” 두 가지 일을 동
시에 겸비해야 한다고 말한다.392) 또한 공자는 『논어』에서도 “널리 백성에게 은혜를
383)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374쪽 참조.
384) 『周易』 乾卦 「文言傳」 九三: 君子終日乾乾夕惕若厲无咎何謂也 子曰 君子進德修業忠信所
以進德也 修辭立其誠所以居業也 知至至之可與幾也 知終終之可與存義也 是故居上位而不
驕在下位而不憂 故乾乾因其時而惕維危无咎矣.
385) 『周易』 「繫辭上傳」 제7장: 易 其至矣乎 夫易聖人所以崇德而廣業也 知崇禮卑 崇效天 卑
法地 天地設位 而易行乎其中矣 成性存存 道義之門.
386) 『周易』 「繫辭上傳」 제1장, “有親則可久 有功則可大 可久則賢人之德 可大則賢人之業”이
라는 글에서 나왔음.
387) 『周易』 「繫辭上傳」 제5장: 顯諸仁 藏諸用 鼓萬物而不與聖人同憂 盛德大業至矣哉 富有之
謂大業 日新之謂盛德.
388)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208쪽 참조.
389) 김연재, 「천도의 패러다임에서 본 주역의 성인정신과 그 인문주의적 세계」, 『중국학보』,
71, 한국중국학회, 2015, 461쪽.
390) 선우미정, 「주역의 우환의식에 관한 고찰」, 『동양철학연구』 제37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295쪽.
391)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208쪽 참조.
392)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211-213쪽 참조.
- 106 -
베풀어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는”393) 것이 성인의 역할임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
순한 형이상학적인 도의 추구만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며, 형이하학적인 기에 대한 탐
색도 함께 필요하다. 그러므로 숭덕광업 하는 『역전』의 성인관이야말로 유가가 본래
가지고 있는 성인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394)
이처럼 『역전』에 나타나는 성인의 형상은 인격 완성을 실현한 도덕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해 우환하고, 만물의 이치를 깨달아 세상의 일을 이루는 개물성무
(開物成務)를 통해서 천하를 이롭게 하려는 현실적ㆍ실용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존
재이다. 이런 『역전』의 성인관은 유가적 이념인 수신(修身)과 경세(經世), 내성(內聖)
과 외왕(外王)의 균형이라는 모델을 제시해 준다. 따라서 『역전』의 성인관이 유학철
학사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도덕적 성인’과 ‘작자(作者)로서의 성인’
이라는 두 측면을 매우 균형 있게 강조하고 있는 ‘도기결합적 성인관’을 제시하였다
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395)
(3) 국가통치자(國家統治者)
- 107 -
따라서 선왕, 후, 상은 물론이고 대인 또한 군주의 의미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그리고 군자의 경우 그 문맥들을 보면 수기의 주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또 많은 부분에서는 천하를 경륜하거나 국가를 통치하는 존재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또한 선진시대의 성인관에서 알 수 있듯이 「대상전」에 등장하고 있는 ‘선왕’,
‘후’, ‘상’, ‘대인’, ‘군자’는 모두 일반적인 의미의 군주가 아니라 이상화된 군주, 즉
성왕을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문화개창자(文化開創者)
- 108 -
옛날에 포희씨가 천하의 왕노릇 할 때, 우러러 하늘의 상을 관찰하고, 구부려 땅의
형태를 관찰하며, 날짐승과 들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한 이치를 관찰하였다. 가깝게
는 자기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다른 사물에서 취하였다. 여기에서 비로소 팔괘를 만
들어, 신명의 덕에 통하게 하고, 만물의 실상을 분류하였다. 노끈을 매어서 그물을
만들어 사냥하고 고기를 잡으니, 대개 그 이치를 리괘에서 취하였다. 포희씨가 죽고
신농씨가 일어나서, 나무를 깎아 보습(쟁기 날)을 만들고 나무를 휘어 쟁기(쟁기 자
루)를 만들어서 쟁기로 갈고 김매는 이로움을 천하 사람에게 가르쳤으니, 대개 그 이
치를 익괘에서 취하였다. 한낮에 시장을 열어 천하의 백성들을 오게 해서 천하의 재
화를 모아서 교역하고 물러가서 각각 그 필요한 바를 얻게 하니, 대개 그 이치를 서
합괘에서 취하였다. 신농씨가 죽고 황제ㆍ요ㆍ순이 일어나서, 사물의 변화에 통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더 이상 싫증나서 게으르지 않도록 하고 (그들이 행한) 변화가 매우
신묘해서 백성들로 하여금 마땅한 바를 얻어 만족하도록 만들었다. 역은 궁하면 변하
고, 변하면 통하는 길이 생기며, 통하면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하늘로부
터 돕는지라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고 한다. 이에 황제ㆍ요ㆍ순이 저고리와
치마를 늘어뜨리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천하가 다스려졌다고 하니, 이는 대개 그 이
치를 건괘와 곤괘에서 취한 것이다. 나무를 쪼개서 배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서 노를
만들어, 배와 노의 이로움으로써 통하지 못하는 것을 건너게 하여 멀리 가게 함으로
써 천하를 이롭게 하니, 대개 환괘에서 취하였다. ……401)
- 109 -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인 문화적(文化的) 상징부호(象徵符號)라고 할 수 있다.404) 즉 문
화개창자로서의 성인은 문화개창이라는 상징적 리더십을 발휘한 존재인 것이다. 특히
복희씨의 경우, 그 함의는 문화의 발전을 따라 끊임없이 확대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고대인들은 문명 초기 사람들이 행한 문화 창조의 대부분을 거의 모두 복희씨의 이름
으로 가탁(假託)해 놓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복희씨는 중국 문화의 발생학적 기초와
상징이 되어 버린다.405) 어떤 의미에서는 “복희가 처음 팔괘를 만든 사건은 무의식적
인 객관세계의 존재를 인간의 자각의식으로 전환한 것”406)으로 볼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복희씨의 팔괘 창작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실제의 역사라는 측면이 아니라,
문화의 시작과 인문정신의 시작과 서두를 상징하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문세계의 시작과 근원을 성인제작에 돌려 “필요한 물건을 갖추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문명의 이기를 세워 천하를 이롭게 한 것으로는 성인보다 더 큰 것이 없다”407)
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성인이 상(象)을 관찰하여 기물을 제작하는 뜻은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과 합리성을 드러내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408)
404)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278-279쪽 참조.
405) 朱炳祥, 『伏羲與中國文化』, 武漢: 湖北敎育出版社, 1997, 104-107쪽 참조.
406) 余敦康, 『周易現代解讀』, 北京: 華夏出版社, 2006, 353쪽.
407) 『周易』 「繫辭上傳」 제11장: 備物致用 立成器 以爲天下利 莫大乎聖人.
408) 鄭開, “聖人爲何?-以『易傳』的討論爲中心”, 『周易文化硏究』 第4輯, 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12, 27쪽.
409) 『周易』 「繫辭上傳」 제10장: 易有聖人之道四焉 以言者尙其辭 以動者尙其變 以制器者尙其
象 以卜筮者尙其占; 정병석 역주, 『주역』 하, 을유문화사, 2015, 569쪽 참조.
- 110 -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辭)’는 괘사와 효사를 말하고, 천하의 이치가 완비
되어 있는 것이다. ‘변(變)’은 괘와 효의 변화를 말하고, 천지만물ㆍ음양ㆍ강유의 변화
를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또한 한 번 닫고 한 번 여는 것을 변화라 이른다. ‘상(象)’
은 괘효의 상을 말하고, 하늘에 걸려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끝으로 ‘점(占)’은 『주
역』의 점단(占斷)을 말하고, 앞으로 올 것을 미리 살피는 것이다.
- 111 -
그렇다면 성인이 항상 사용하는 이런 도의 경지에는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 바
로 “지극히 정미로움[至精]”, “지극한 변화[至變]”. “지극히 신묘함[至神]”의 ‘삼지(三
至)’의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삼지’가 바로 『주역』을 공부하고, 『주역』의 도리
인 역도를 추구하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역도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존재
가 바로 성인이라고 『역전』은 말한다.415)
414) 『周易』 「繫辭下傳」 제12장: 是故變化云爲 吉事有祥 象事知器 占事知來 天地設位 聖人成
能 人謨鬼謨 百姓與能 八卦以象告 爻彖以情言 剛柔雜居 而吉凶可見矣.
415)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198쪽 참조.
416) 『周易』 「繫辭上傳」 제10장: 是以君子將有爲也 將有行也 問焉而以言 其受命也如嚮 无有
遠近幽深 遂知來物 非天下之至精 其孰能與於此; 정병석 역주, 『주역』 하, 을유문화사,
2015, 570-571쪽 참조.
417) 『周易』 「繫辭上傳」 제10장: 參伍以變 錯綜其數 通其變 遂成天下之文 極其數 遂定天下之
象 非天下之至變 其孰能與於此; 정병석 역주, 『주역』 하, 을유문화사, 2015, 572쪽 참조.
418) 『周易』 「繫辭上傳」 제10장: 易无思也 无爲也 寂然不動 感而遂通天下之故 非天下之至神
其孰能與於此; 정병석 역주, 『주역』 하, 을유문화사, 2015, 574쪽 참조.
419) 『周易』 「繫辭上傳」 제10장: 夫易 聖人之所以極深而硏幾也 唯深也 故能通天下之志 唯幾
也 故能成天下之務 唯神也 故不疾而速 不行而至 子曰 “易有聖人之道四焉”者 此之謂也;
정병석 역주, 『주역』 하, 을유문화사, 2015, 575쪽 참조.
- 112 -
하고 신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420)라고 하고 있다. 여
기에서 중요한 것은 『주역』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것의 성격과 지향점이 달
라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역』이라는 책은 다양한 의미들을 중층적으로 표현하
고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이 책이 가진 방향이나 핵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421)
『주역』의 상징체계가 가지고 있는 함축적 의미에 대한 해석이나 표현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해석의 권리를 『역전』의 작자는 우선적으로 성인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강역경해의』에서는 “역의 도는 천지에서 시작해서 성인에서 완성
되어 천하에 쓰이는데, 큰 것으로는 가국천하(家國天下)의 일에서부터 작게는 일용사
물의 이치까지 포함된다.”422)라고 하여 『주역』이 가지는 도리나 의미는 결국 성인에
게 구체적으로 실현되어 천하에 적용된다고 말한다.423)
① 한사(閑邪)
- 113 -
이미 허물이 없는 곳에 처했으면 오직 사특(邪慝)함을 막으면 된다. 사특함을 이미
막았으면 정성스러움이 보존된다.425)
- 114 -
이제 각 괘의 효사에 나타나 있는 한사의 의미를 살펴본다. 먼저 건괘(乾卦) 초구
에서는 “물속에 잠겨 있는 용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431)고 말한다. 건괘 초구는 용
(龍)의 덕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능력이 부족한 상황을 말한다. 따라서 세상에 나와
도 그 뜻을 제대로 펼 수 없기 때문에 실력을 배양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럼
에도 욕심이 앞서 섣불리 행동하면 낭패를 보게 된다. 건괘 구사에서는 “혹 뛰어올랐
으나 연못에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432)라고 한다. 건괘 구사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는 상황을 말한다. 그래서 혹 세상에 나아가 보기도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님
을 알아 머물러야 할 곳으로 돌아오면 허물이 없다고 한다. 이제 막 조직의 상층부에
진입한 구사는 의욕이 앞서 하루빨리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구사는 상층부의 가장 아래에 있어 어떤 일을 주도
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기업에 비유하면 이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구사는 그런 욕심을 억제하고 겸손하게 대표이사인 구오를 보좌하면서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허물이 없다. 건괘 상구에서는 “너무 높이 올라가버린 용은 후
회함이 있을 것이다”433)라고 한다. 건괘 상구는 조직의 최상층부에 올라간 경우의 처
신에 대해 말한다. 기업의 경우에는 고문(顧問)에 해당한다. 이제 더 승진할 곳이 없
고 실권도 없으며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경영에 무리하게 관여하려 하거나 임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낭패
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날 줄을 모르면 후회가 있게 되는
것이다.
곤괘(坤卦) 육삼에서는 “아름다움을 머금어 바름을 지킬 수 있다”434)고 한다. 즉,
내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 바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육삼은 하층부의
중심에서 벗어난 위치에 있다. 하층부의 중심은 육이이며, 육삼은 이런 상황을 깨닫
고 바르게 처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반발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면 자신의
입지만 어렵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기르고 위치에 걸맞는 노력을 하면서 때
를 기다려야 한다.
둔괘(屯卦) 초구는 머뭇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그럴수록
바르게 처신할 필요가 있다. 초구의 상황을 보면 육이, 육삼, 육사 등은 모두 음으로
430) 이상호, 「주역에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39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362
쪽
431) 『周易』 乾卦 初九 爻辭: 潛龍勿用.
432) 『周易』 乾卦 九四 爻辭: 或躍在淵 无咎.
433) 『周易』 乾卦 上九 爻辭: 亢龍有悔.
434) 『周易』 坤卦 六三 爻辭: 含章可貞.
- 115 -
나약해 보이고 강건한 능력자인 구오는 너무 먼 곳에 있어서 그 가치와 역할을 잘
알 수 없다. 이런 경우에 초구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자칫 윗사람들을 무시하기 쉽고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명분으로 경거망동하기 쉽다. 그러나 전체의 책임자는
구오이기 때문에 초구가 아직 구오의 지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경거망동하게 되면
기득권자인 위의 음들에게 제거당하기 쉽다. 따라서 함부로 나서지 말고 참고 견디면
서 육이, 육삼, 육사 등 위의 음들에게 자신을 낮추고, 구오의 지지를 받도록 해야
한다.435) 둔괘 상육은 상응하는 세력이 없음에도 바르게 처신하지 못하면 결국 어려
운 지경에 빠지게 됨을 말한다. 상육은 조직의 고문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실권은 없지만 권위가 있고 지혜가 많은 존재여야 한다. 그럼에도 대표이사인 구오의
경영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비협조적인 처신을 하면 결국 욕됨을 당할 수밖에 없
다.
435) 이기동 역해, 『주역강설』 상,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97, 102-103쪽 참조; 이상호, 「주역
에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39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364쪽 참조.
436) 『周易』 屯卦 初九 爻辭: 盤桓 利居貞.
437) 『周易』 屯卦 上六 爻辭: 乘馬班如 泣血漣如.
438) 『周易』 蒙卦 六三 爻辭: 勿用取女 見金夫 不有躬 无攸利.
439) 이기동 역해, 『주역강설』 상,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97, 116-117쪽 참조; 이상호, 「주역
에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39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365쪽.
440) 『周易』 遯卦 六二 爻辭: 執之用黃牛之革 莫之勝說.
- 116 -
육이는 하층부의 중심에 있지만 구삼 등 양의 견제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
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럴 경우에는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조용
히 물러나 자신의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주위의 부추김이나 유혹에 흔들리지 말
고 황소 가죽으로 묶듯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능력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② 존성(存誠)
441) 이상호, 「주역에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39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356
쪽.
442) 『周易』 恒卦 卦辭: 恒 亨 无咎 利貞 利有攸往.
443) 『周易』 恒卦 「彖傳」: 恒亨无咎利貞 久於其道也 天地之道 恒久而不已也.
444) 『周易』 恒卦 「象傳」: 雷風恒 君子以 立不易方.
445) 『中庸』 제20장: 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 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容中道 聖人
- 117 -
이처럼 항심(恒心)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익괘(益卦) 또한 말하고 있다. 익
괘 상구에서는 “더하여 주는 사람이 없다. 혹 공격하리니, 그 마음을 세움에 항상 함
이 없으니, 흉하다”446)라고 한다. 손상익하(損上益下)라는 만고불변의 법칙을 일관 되
게 견지하지 못하고, 도리어 손하익상(損下益上)으로 입장을 바꾸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니, 사방이 공격하는 상황이 되고 그렇게 되면 흉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간의 내면 깊은 자리에는 천부적인 본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밝히고 정신을 집중하여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진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진리는 인간으로 하여금 옳은 일을 하도록 인도하고, 다른 모든 생명체에게
사랑을 베풀도록 유도하는 등, 현재 삶을 최선의 상태로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447)
따라서 『주역』은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는 그것을 본받아서 스스로 노력하여
그치지 않는다”448)고 말한다. 그리고 주희는 “군자가 이를 본받아 인욕(人欲)으로 천
덕(天德)의 강건함을 해치지 않으니, 스스로 노력하여 그치지 않는다”449)고 한다.
그 뜻을 곧고 바르게 하면 천하의 모든 뜻이 하나로 모아진다. 이는 곧 세상이 하
늘의 운행원리인 성(誠)으로 귀일됨을 말하는 것이며, 성은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기
초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성한 하늘의 도를 본받아 성해지려고 노력함으로써 천인합
일을 이룰 수 있다. 따라서 성은 내적 수양의 요체가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
이는 함괘(咸卦)에 대한 주석(註釋)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118 -
본래 거울은 먼지나 때가 끼면 얼굴을 제대로 비추지 못하는데, 이를 깨끗이 지우
면 얼굴의 있는 그대로를 비춘다. 그와 마찬가지로 마음을 텅 비워 사사로운 주장이
없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서로 감응하여 통하게 된다.
그리고 말로만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서는 그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없음을 말한
다. 오직 지극한 정성만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③ 덕(德)
453) 정병석, 『주역과 성인, 문화상징으로 읽다』, 예문서원, 2018, 396쪽 참조.
454) 『周易』 乾卦 「文言傳」 九三: 君子進德脩業 忠信所以進德也 修辭立其誠所以居業也.
455) 『周易』 「繫辭上傳」 제5장: 富有之謂大業 日新之謂盛德.
456) 『孟子』 「盡心上」: 窮則獨善其身 達則兼善天下.
457) 『周易』 乾卦 「文言傳」 初九: 君子以成德爲行 日可見之行也.
- 119 -
이 완전하지 못할 때는 무엇보다도 덕을 쌓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문언전」 구이에
서는 “배워서 모으고, 물어서 분별하며, 너그러움으로써 자리하고, 인으로써 행동한
다”459)고 말하여, 적덕(積德)의 관건을 학취(學聚)ㆍ문변(問辨)ㆍ관거(寬居)ㆍ인행(仁
行)으로 보았다. 구삼에서는 “종일토록 애써 노력하고 저녁까지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러면 위태로우나 허물은 없을 것이다”460)라고 하여, 덕은 쌓는 일이 결코 쉬운 일
이 아님을 말한다. 또한 곤괘 「문언전」에서는 “경으로써 안을 바르게 하고, 의로써
바깥을 반듯하게 한다”461)고 하여, 이 내외의 공부가 부단히 쌓여 가면 덕이 외롭지
않게 된다고 한다.
덕과 관련된 개념으로는 사덕, 이간, 구덕괘, 생명의 창달 등이 있다.
ⅰ) 사덕(四德)
- 120 -
그리고 주희는 ‘원형이정’을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한다. 첫 번째는 문언전의 해석
에 따라 사덕으로 보는 것인데, 이는 정이의 관점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 121 -
건괘 「문언전」에서는 원형이정을 하늘의 사덕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이러
한 관점은 주역에 대한 대표적인 주석가인 정이와 주희 또한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있
다. 다만 주희는 『역경』이 점서임에 입각하여 원형과 이정을 구분해서 이분법으로 해
석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기본적으로 원형이정을 사덕이라는 관점, 즉 사분법으
로 해석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문맥상 이분법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경우
에는 이분법으로 해석한다. 사분법으로 해석할 경우, ‘건원형이정’은 자연의 운행으로
서의 하늘의 네 가지 작용을 함축한다.
따라서 『주역』에서의 덕은 자연의 운행을 주관하는 하늘의 네 가지 작용처럼 사계절,
즉 때의 변화에 따라 그에 알맞은 덕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는 곧 시중을 말한다.
ⅱ) 이간(易簡)
乾-至健-易知-有親-可久-賢人之德-時間-日新之盛德
天下之理得, 天下之能事畢
坤-至順-簡能-有功-可大-賢人之業-空間-富有之大業
- 122 -
하고, 천하의 가능한 일을 다할 수 있다.
ⅲ) 구덕괘(九德卦)
- 123 -
다툼을 조화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이괘는 사람들 간의 조화와 화합을 추구한
다.
- 124 -
익(益)은 바른 생각과 올바른 행동을 증가시켜 그 덕을 날로 넉넉하고 충실하게 하
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길러 넉넉히 해주되 다른 사람에게 헛되이 베풀지
는 않는다. 바른 생각과 올바른 행동을 많이 할수록 이로움이 더 생긴다.
곤(困)은 곤궁이다. 곤궁할 때에 그 사람의 인품과 덕성이 어떠한지를 분명하게 변
별할 수 있다. 몸은 비록 곤궁하여도 그 지키는 바를 바꾸지 않으면 도는 더욱 형통
하게 된다. 곤궁하다고 남을 해쳐서도 원망해서도 안 된다.
정(井)은 「단전」에 나오듯이 “길러내는데 다함이 없다(井養而不窮也)”는 것을 말한
다. 이런 우물의 작용은 마치 땅이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만물을 길러주는데 끝
이 없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우물이 사람과 만물을 길러주는 것을 본받아 자기가 받
은 혜택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준다. 이처럼 우물이 물을 길어 사람과 만물에게 공
급하듯이 정의를 실천하여야 한다.
손(巽)은 순종을 말한다. 손은 명령을 제정하여 그것을 아래로 발동하기 때문에
“덕이 만든 것이다(德之制)”474)라고 말한다. 군자가 시세와 인정을 관찰하고 일의 대
소경중을 저울질하여 때에 맞게 일을 처리하지만 겸손하여 그 형적이 거의 보이지 않
는다. 물건의 경중에 따라 저울추를 움직여 평형을 이루듯이 일을 처리함에 그 마땅
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475)
한편 김연재(2007)는 인간의 덕성 함양과 관련되는 아홉 괘의 덕목 중 이ㆍ겸ㆍ복
괘의 덕목을 기본적인 자세로, 항ㆍ손ㆍ익괘의 덕목을 운용의 원칙으로, 곤ㆍ정ㆍ손
괘의 덕목을 확충의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476)
ⅳ) 생명의 창달
- 125 -
낳고 낳는 것을 역이라 한다.479)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을 성대한 공덕이라 한다.480)
① 출처(出處)
- 126 -
인만이 이런 이치를 알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주역』의 괘사와 효사는
성인이라는 이상적인 리더를 통해 인간의 바람직한 행동방식을 지시해주고, 나가는
것과 멈추는 것에 대한 올바른 실천방향을 제시한다.483)
- 127 -
축적한 실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할 때이다.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언행
을 신중하게 하여 사람들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유의해야
할 것은 구이는 하층부의 중심에 있어 패기는 넘치지만 경륜과 노련미는 부족할 수밖
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덕과 지위를 갖춘 대인의 지도와 후원
이다. 구이에 있어서는 그러한 존재가 바로 구오이다. 따라서 구오와의 유기적인 협
력과 상응 하에서 구세에 나서야 한다. 건괘 구오는 국가에서는 군왕에 해당하고 기
업에서는 대표이사에 해당하는 자리이다.488)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위치에 있다. 그렇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할
수는 없다. 반드시 자신을 보좌해 주는 유능하고 현명한 참모가 있어야 한다. 대인은
바로 그런 참모를 말하며, 구이가 바로 거기에 해당한다. 항괘(恒卦)가 형통한 것은
태평한 상태에 안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르게 하고 가는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부단히 변화하는 천지자연의 도리에 부합하여 변화를 모색하기 때문이다. 그래
야 항구할 수 있다.
- 128 -
음 가운데에서 행하여 홀로 돌아온다는 것은 도를 따르기 때문이다.493)
- 129 -
이 있다는 것이다. 그때의 형세를 알면 처하는 바가 마땅함을 잃지 않을 것이다.497)
간괘(艮卦)의 다음 구절들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 130 -
초구는 하층부의 가장 아래에 있어서 아직 역량이 부족하니 등용하지 말아야 한다.
조직의 신입사원에 해당하여 실력도 충분하지 않고 나름의 주관도 확립되지 못한 상
태에 있다. 따라서 조직에서도 무리하게 역할을 부여하기보다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곤괘(坤卦) 육사에서는 “주머니를 묶으면 허물도 없고 명예도 없다”502)고 한다. 육
사는 권력의 중심부인 육오에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다. 그리고 정위에 있지만 부중
(不中)이고 상하가 모두 음이어서 어두운 현실을 상징한다. 따라서 입을 닫고 근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주머니를 묶으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명예를 얻을 수는 없지
만 허물 또한 없게 된다.
항괘(恒卦) 구사는 열심히 노력해서 공을 세워도 그것이 자신의 공으로 돌아오지
않는 상황을 말해 준다. 도리어 그 공과 명예는 조직의 대표인 육오와 개혁의 실무
책임자인 구이에게 돌려진다. 그 이유는 구사가 부정부중(不正不中)의 자리이기 때문
이다. 이런 위치에서는 공을 세워도 그 공을 내세우지 않아야 하고 그 공의 대가 또
한 바라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공을 이루었
으면 몸은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503)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
되었지만 한나라의 한신은 개국에 막대한 공을 세웠으나 물러남의 이치를 깨닫지 못
했기에 결국 멸문지화의 변을 당하게 된다.
- 131 -
고괘(蠱卦) 상구에서는 “왕과 제후들을 섬기지 않고 그 일을 높이 숭상한다”507)고
한다. 상구는 고(蠱)의 끝과 일[事]의 바깥에 있다. 왕과 제후도 모시지 않고 오직 자
기만의 삶을 견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때 강력한 힘을 소유한 권력자였지만 이제는
물러나야 하는 처지에 있다. 이럴 때 권력을 내놓으려 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권력
을 유지하고 간섭하려고 하면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업적을
인정받고 존경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
② 업(業)
- 132 -
바꾸어 적절하게 마름질하는 것을 변이라 하고, 미루어 행하는 것을 통이라 한다.
이런 도리를 들어서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것을 사업이라고 한다.511)
변화에 통달하는 것을 사업이라 한다.512)
길흉을 아는 것이 대업을 낳는다.513)
변하고 통함으로써 이로움을 다한다.514)
변하고 움직이는 것은 이로움으로써 말한다.515)
공과 업적은 변하는 데서 나타난다.516)
및 143쪽 참조.
511) 『周易』 「繫辭上傳」 제12장: 化而裁之謂之變 推而行之謂之通 擧而錯之天下之民謂之事業.
512) 『周易』 「繫辭上傳」 제5장: 通變之謂事.
513) 『周易』 「繫辭上傳」 제11장: 八卦定吉凶 吉凶生大業.
514) 『周易』 「繫辭上傳」 제12장: 變而通之以盡利.
515) 『周易』 「繫辭下傳」 제12장: 變動以利言.
516) 『周易』 「繫辭下傳」 제1장: 功業見乎變.
517) 『周易』 「繫辭下傳」 제2장: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518) 『周易』 「繫辭上傳」 제11장: 一闔一闢 謂之變 往來不窮 謂之通; 제12장: 化而裁之 謂之
變 推而行之 謂之通.
519) 『周易』 「繫辭上傳」 제11장: 變通莫大乎四時; 「繫辭下傳」 제1장: 變通者 趣時者也; 「繫辭
上傳」 제6장: 變通配四時; 乾卦 「文言傳」 九五: 與四時合其序.
- 133 -
자연의 세계는 저절로 변이 생겨 통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인사는 통을 위해 변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를 얻을 수 있고, 항구할 수 있고, 지위를 보존할 수 있고, 사
업을 이룰 수 있다. 『주역』에서 말하는 통은 상하통, 좌우통, 인물통, 남녀통, 인귀통
등 모든 대립자의 상호 감응과 소통을 의미한다. 우주 안의 모든 만물을 일체로 여긴
다는 것 자체가 통을 의미한다. 인(仁)을 우주론적으로 확대시켜 나간 송대(宋代)의
철학자들이 인을 기통(氣通)으로 설명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520)
이와 관련하여 건괘(乾卦) 「문언전」에서는 “육효를 응용하여 펼침으로써 만사만물
의 실정과 뜻을 두루 사방으로 통하게 한다”521)고 하였다. 그리고 태괘(泰卦) 「단전」
에서는 “천지가 서로 사귀면 만물이 통한다”522)고 하는데 반해, 비괘(否卦) 「단전」에
서는 “천지가 서로 사귀지 않으면 만물이 통하지 않는다”523)고 하였다. 동인괘(同人
卦) 「단전」에서는 “오직 군자의 덕을 가진 자만이 천하의 뜻과 통할 수 있다”524)고
하고, 「계사상전」 제10장에서는 “오직 성인이 심오함을 궁구하기 때문에 천하의 뜻과
통할 수 있다”525)고 한다. 그리고 「설괘전」 제6장에서는 “산과 못이 기운을 통한 뒤
에라야 변화가 이루어지고 만물을 완성할 수 있다”526)고 한다. 이처럼 역도를 응용함
으로써 만사만물의 실정을 사방으로 통하게 할 수 있고, 하늘과 땅이 교류하지 않으
면 만물은 소통할 수 없으며, 군자나 성인의 덕으로 궁구함으로써 천하의 뜻과 소통
할 수 있고, 산과 못이 서로 기운을 통하는 것처럼 해야 변화가 가능하고 만물을 완
성할 수 있다.
삼재론(三才論)에 따르면, 인간은 천지와 더불어 동격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렇지
만 인간은 천지라는 상황 안에서 늘 우환하고 변통해야 천지와 더불어 삼재가 될 수
있는 존재이다. 이와 관련하여 『주역』에서는 “천지의 도가 만물을 깨우쳐 화육시키지
만 성인과 더불어 같은 우환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527)라고 말한다. 우환
은 오로지 성인과 인간의 몫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천지의 변화를 모두 체득하
여 그 안에서 우환을 해소할 방법을 모색한다. 『중용』에서도 “천지가 아무리 위대하
고 포용력이 있다고 해도 인간은 그 천지에 대해 근심하는 것이 있다”528)고 말한다.
- 134 -
따라서 인간이 이러한 근심을 해소하고자 발분하여 “중(中)과 화(和)를 이루면 천지가
제자리를 잡고 만물이 길러진다.”529)고 하는 것은 삼재로서의 인간이 이룬 사업의 극
치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530)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천지자연의 부조리(不條
理)를 인간이 보완함으로써 천지는 비로소 완전해지고, 이 때 인간은 천지 안의 한낱
피조물적(被造物的) 존재에 그치지 않고 능산적(能産的) 자연으로서의 천지와 동격이
되는 것이다.531)
“사업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 말에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532)고 『주역』은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말을 잘 가려서 해야 하고, 그 뜻을 돈독하게 하는 것이 사업
을 지키는 길이다”533)라고 한다. 그리고 주희는 “말을 닦는다는 건 구체적인 일에 임
해서 말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고, 진실하지 못한 말이 한 마디도 없음을 의미한
다”534)고 한다.
『주역』에는 그 이외에도 언행을 신중하게 할 것을 강조하는 구절들이 많다. 곤괘
(坤卦) 육사에서 “주머니를 묶으라(括囊)”는 것은 입을 닫고 근신할 필요가 있음을 말
하는 것이다. 건괘(乾卦) 「문언전」에서는 “평소의 말과 행동에 믿음과 삼감이 있어야
한다(庸言之信庸行之謹)”고 하고, 이괘(頤卦) 「대상전」에서는 “언어를 신중히 하라(愼
言語)”고 말한다. 가인괘(家人卦) 「상전」에서는 “내용 있는 말과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하라(言有物而行有恒)”고 말한다. 「계사상전」 제8장에서는 집안에서 한 말이더라도
그 말이 선하면 멀리서도 호응이 있고, 반대로 그 말이 선하지 않으면 멀리서도 어긋
남이 있으니, 평소의 말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언행은 군자에게 있어
문의 지도리 및 기틀과 같아서 거기서 영욕이 좌우되고 군자가 천하를 움직이는 수단
이니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혼란은 말을 통해 야기하는 것이니, 말을 함부로
하지 말 것을 『주역』은 강조한다.
- 135 -
밖에서도 어긋남이 있으니, 하물며 가까운 사람에 있어서랴! 말은 자기 몸에서 나와
백성에게 미치며, 행동은 가까운 데서 시작하여 먼 데서 결과가 나타난다. 언행은 군
자에게 있어 문의 지도리 및 기틀과 같으니 거기에 영욕이 달려 있다. 언행은 군자가
천하를 움직이는 수단이니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535)
- 136 -
Ⅴ. 상응(相應) 관계에서 본 시중(時中) 리더십
1) 중정(中正)한 도로써 상응
- 137 -
으로 들어오는 짐승만 잡고 도망가는 짐승은 굳이 잡지 않았다. 이는 천자가 제후를
비롯한 백성들 중 와서 따르는 자와는 친밀하게 협력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를 구구하
게 쫓아가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읍(邑)’은 천자나 제후가 거주하는
도성이나 중심지를 말한다. 읍에 사는 백성들이 천자의 이러한 공평무사함을 이해하
고 경계하지 않는 것은 길한 일이다.
비괘 육이는 유순중정(柔順中正)한 덕을 갖춘 하층부의 중심인물이다. 내괘에 있으
면서 외괘에 있는 구오와 상응하여 친밀하게 서로 돕고 있다. 그러한 상응과 협력은
정도를 지켜서 이루어져야 길하다.
- 138 -
관련하여 주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윗사람이 진실함을 두어 아랫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면 아랫사람 또한 믿음을 두어 윗사람을 은혜롭게 여길 것이니 묻지 않아도 크게
길함을 알 수 있다.”541)
익괘 육이는 중정하고 유순한 덕을 가지고 있어서 마음을 비우는 상이 있다. 따라
서 천하의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하니, 이는 귀하고 신령스러운 거북점의 결과와도 어
긋나지 않는다. 하지만 육이는 그 재질이 음유(陰柔)하므로 오래도록 바름을 유지할
수 있어야 길하다. 이런 경우에는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도 같은 응답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맹자는 “진실로 착함을 좋아하면 천하 사람들이 천 리를 멀다하
지 않고 와서 좋은 계책을 말해줄 것이다”542)라고 한다.
구오는 강건중정한 군주로서 진실한 마음으로 백성을 도와줄 마음이 있고, 육이는
유순중정하여 마음을 비우고 애써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않으니 천하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국민들을 돕는 건 통치자의 당연한 책무이고,
도움이 필요하지만 굳이 내색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은 국민의 바람직한 자
세이다. 이렇듯 통치자와 국민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러한 마음이 함께 어우러
질 때 이상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 세종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여 백성들이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백성들 또한 백성들의 고충을 헤아리는 세종의
마음에 감읍(感泣)하는 것 또한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기업의 경우에도 최고경영자
는 직원들의 임금인상과 복리증진에 노력하고, 직원들은 임금인상과 복리증진을 요구
하기 전에 각자의 직무에 충실함으로써 기업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데 노력한다면 모
두에게 이익이 된다.
- 139 -
(3) 췌괘(萃卦) 구오와 육이의 상응
- 140 -
게 하여 상하가 서로 신뢰하고 합심하게 되면 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2) 천하의 대동(大同)을 위한 상응
- 141 -
대동이란 구삼과 구사 같은 뜻을 달리 하는 사람들도 포용하여야 실현될 수 있는 것
이다. 모두가 군주의 백성인 것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도 일부 직원들만 편애하여
그들에게만 곁을 준다면 그 조직의 화합은 깨어지고 집단응집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
다.
3) 어려움 속에서의 상응
- 142 -
제대로 펼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역량을 키우면서 내ㆍ외적 여건이 좋아지
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구오와 뜻을 같이 하는 능력 있는 신하인 육이 또한 군주
를 도와 국가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인식하고 역량을 기르
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구오와 육이는 그 관계를 견고하게 유지해
야 한다. 기업의 경우에도 대표이사의 직위에 있지만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경영을
주도적으로 못하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뜻을 같이하는 하위자와 더불어 역량을 기
르면서 때가 오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 143 -
련이다. 따라서 그 때를 대비하여 구오는 중정의 덕을 간직하면서 어려운 국가 상황
을 타개할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해 나가야 하고, 육이 또한 중정의 덕을 유지하면서
훗날 군주를 보좌하여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내적 역량을 길러 나가야 한다. 기
업의 경우에도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려워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포부와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역량 있는 하위자와 더불어 어려운 여건을 해소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 144 -
4) 개혁(改革)을 위한 상응
- 145 -
혁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가진 개혁 주체의 존재일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 역사상 문화적 측면에서 가장 획기적인 개혁은 훈민정음(訓民正音) 창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백성들을 위해 우리의 독자적이고도 쉬운 글을 만들
어야겠다는 확고한 개혁의지를 가진 세종(世宗)이라는 군주와 거기에 뜻을 같이 하는
집현전(集賢殿) 학사(學士)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의 또 다른 개혁사례로 세제개혁
(稅制改革)을 들 수 있다. 공법(貢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세종은 무려 17년간
(1427-1444) 3단계565)의 긴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반대론자들까지도 그 제도의 필요
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시행에 들어갔다.566) 이처럼 개혁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
니다. 리더와 하위자가 뜻을 같이하고, 때로는 기나긴 시간 동안 반대론자들을 설득
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 성사될 수 있는 것이다.
육오와 구이의 상응은 기본적으로 유중한 육오와 강중한 구이의 상응이다. 육오와
구이의 상응은 몽(蒙)ㆍ사(師)ㆍ태(泰)ㆍ대유(大有)ㆍ임(臨)ㆍ승(升)ㆍ해(解)괘를 통해
잘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응 관계는 사제(師弟)로서의 상응, 전쟁(戰爭) 속에
서의 상응, 태평(泰平)한 시대의 상응, 신뢰(信賴) 속에서의 상응, 어려움 속에서의 상
응 등으로 구분된다.
1) 사제(師弟)로서의 상응
- 146 -
몽괘 구이는 하괘의 중심에 있으면서 여러 음들을 포용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특
히 존위에 있는 육오를 계몽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또한 아내를 받아들
이고 자식이 집안을 온전히 하는 것과 관련하여, 주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양으
로서 음을 받아들이니 아내를 받아들이는 상이요,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의 일
을 맡을 수 있으니 자식이 집안을 다스리는 상이 된다.”567)
2) 전쟁(戰爭) 속에서의 상응
- 147 -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큰아들[長子]은 구이를 가리키며 장인(丈人)과 같은 뜻이니
지략과 덕망을 갖춘 장수를 말한다. 전쟁을 치를 때는 노련한 전략가를 장수로 삼을
필요가 있다.
사괘 구이는 지략과 덕망을 갖춘 뛰어난 장수를 상징한다. 육오와 상응하고 유일한
양으로서 하괘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위치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교만(驕慢)이
다. 교만하지 않고 중용의 덕을 잃지 않으면 길하고 허물이 없어 왕으로부터 그 공을
칭찬받을 수 있다.
- 148 -
한 전략이 미래의 시장이나 고객의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여 결정된 것인가? 둘째,
누구를 신제품 개발이나 신사업 투자의 담당자로 임명할 것인가? 경영전략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야 그리고 그 전략을 실현할 능력 있는 인재가 있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3) 태평(泰平)한 시대의 상응
- 149 -
태평한 시대는 상하가 상응하는 시대이다. 지도자와 국민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최고통치자와 관료들의 호흡이 일치할 때,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 있다. 태괘에서는
육오와 구이라는 두 리더의 상응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최고통치자가 겸
손하게 청년 리더와 교감하고, 청년 리더는 중도의 덕을 갖춰 최고통치자를 보좌한다
면, 이상적인 사회의 건설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경우 청년 리더는 포용력,
과단성, 배려심, 그리고 불편부당함을 갖출 필요가 있다. 기업의 경우에도 최고경영자
와 하위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마음이 하나가 될 때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 특히 최
고경영자가 유순한 성격일 경우, 주요 임직원이 포용력, 과단성, 배려심, 그리고 불편
부당함을 갖춰 제대로 보좌해 나가야 한다.
4) 신뢰(信賴) 속에서의 상응
- 150 -
로써 교류할 필요가 있다. 육오는 다섯 양효 중에서도 특히 구이를 신임하여 중책을
맡기고 있다. 이런 경우 구이는 육오가 추진하고자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그
신임에 부응해야 한다. 기업의 경우에도 최고경영자가 유순한 성격일지라도 리더로서
의 체통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가운데 능력 있는 하위자를 발탁하여 중요
한 일을 맡길 필요가 있다. 일을 맡은 하위자는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함으로써 최고
경영자의 뜻에 부응해야 한다.
- 151 -
이 있는 군주로서는 바른 도를 고수하면 모든 일이 길하다. 그것은 강중의 덕이 있는
현신(賢臣)인 구이의 도움을 받아 오르기 쉬운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
다.584)
승괘 구이는 강중의 신하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간소한 제사를 올리듯이 나약한 음
유의 군주를 섬긴다. 따라서 서로 감응하여 허물이 없다.
5) 어려움 속에서의 상응
- 152 -
어느 조직에서나 그 조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국가에는
헌법파괴세력이나 부정부패세력이 있는가 하면, 기업에는 부정이나 횡령 등의 불법적
인 행동이나 도덕적 해이를 일삼는 직원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을 외과수술을 하듯
일거에 제거하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해괘에서는 최고통치자인 육오가
이 난제를 평소에 신뢰하고 교감하는 구이에게 맡기고 있다. 구이는 육오와의 상응
하에서 중용의 덕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조직을 해치는 세력을 제거한다는 확고한
원칙은 견지하되, 그들을 감화시켜서 조직의 일원으로 다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게
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 153 -
Ⅵ. 합상황(合狀況) 관계에서 본 시중(時中) 리더십
- 154 -
건괘 괘사를 통해 우리는 리더가 자연의 운행을 주관하는 하늘의 네 가지 작용처
럼 사계절, 즉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에 합당한 덕을 발휘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
다. 이와 관련하여 「계사상전」에서는 “본받을 만한 상으로는 하늘과 땅보다 더 큰 것
이 없고, 변화하고 소통하는 것으로는 사계절보다 더 큰 것이 없다”592), “천지가 변
화하니 성인이 이것을 본받는다”593)라는 말을 하고 있다. 성인이 시중 리더십을 발휘
함에 있어 가장 본받을 만한 것으로는 천지, 즉 사계절의 변화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최고통치자나 기업의 최고경영자 등 조직의 리더들은 조직을 이끌어감에 있어
자연의 이러한 변화원리를 깨달아 조직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사계절의
변화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 조직이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를 판단해 거기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그 국가나 기업이 초창기인지, 성장기인지, 성
숙기인지, 또는 쇠퇴의 기미를 보이는 시기인지에 따라 그에 알맞은 전략과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건괘 효사는 용이나 군자를 리더의 상징물로 삼아 그 리더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
에서 취해야 할 바람직한 행동이나 자세에 대해 말한다. 초구는 물속에 잠겨 있는 용
으로 아직 능력이 부족하므로 리더인 구오가 등용하지 말아야 한다. 구이는 땅 위에
나타난 용으로 하괘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리더로서의 기본적인 덕과 능력을 갖추
고 있으나 업무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다. 이럴 경우에는 덕과 지위를
갖춘 리더인 구오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것이 좋다. 구삼은 하층부의 맨 위에 있으면
서 상층부로 진입하기 위해 가일층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종일을
굳세게 노력하고 저녁에까지 삼가면 허물이 없다. 구사는 새로이 상층부에 진입해 자
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발휘해야 할 상황이다. 이럴 경우에는 때로 자신의 능력을 보
여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위치가 상층부의 맨 아래에 있으면서 구
오를 보좌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오는 군주로서 천하를 경륜하는 위치에
있다. 이럴 경우에는 하층부의 중심에 있는 유능한 구이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상구는 군주에서 물러나 상왕으로 추대된 경우이다. 실권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국정
에 간섭하게 되면 후회할 일이 생기게 된다.
- 155 -
물속에 잠겨 있는 용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594)
나타난 용이 땅에 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595)
군자가 종일토록 굳세고 굳세어서 저녁까지도 여전히 두려운 듯이 하면 비록 위태
로우나 허물은 없을 것이다.596)
혹 뛰어오르거나 연못에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597)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보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598)
너무 높이 올라가 버린 용이니 후회함이 있을 것이다.599)
- 156 -
다 먹을 수 없으며, 재목을 이루 다 쓸 수 없으면 이는 백성으로 하여금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데에 유감이 없게 하는 것이니, 산 사람을 봉양하
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데 유감이 없도록 하는 것이 왕도의 시작입니다.600)
- 157 -
애공이 말하였다.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어떠한 사람을 위대한 성인이라 할 수 있는
지 감히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가 대답하였다. 이른바 위대한 성인이란 지혜가 위대
한 도에 통해, 여러 가지 변화에 호응하며 궁해지는 법이 없고, 만물의 실상과 본성
을 잘 분별합니다. ……604)
2) 곤괘(坤卦)의 바르게 해야 하는 상황
- 158 -
덕(四德)을 언급하면서도 다른 점은 “암말처럼 바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암말은
곤의 덕을 상징하고 있으며, 유순하면서도 바르고 분별력이 있는 존재이다. 가는 바
가 있을 때는 먼저 가지 말고 뒤에 가라는 것 역시 곤의 유순한 덕에 비추어서 하는
말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음은 양을 따르는 것으로 먼저
부르기를 기다렸다가 화답하는 것이니, 음으로서 양에 앞서면 혼미하여 잘못되고, 뒤
에 서면 그 떳떳함을 얻는다.”607) 음의 방향인 서남으로 가면 같은 음을 얻게 되고
양의 방향인 동북으로 가면 음을 잃게 된다. 그렇지만 양을 따르는 것이 음의 바른
도리이므로 양을 따르면 결국 길하게 된다.
- 159 -
육사는 주머니를 묶으면 허물도 없고 명예도 없다.612)
육오는 누런 치마면 크게 길하다.613)
상육은 용이 들판에서 싸우니 그 피가 검고 누렇다.614)
- 160 -
두고 있다가 어떤 계기에 폭발시키는 일이 없도록 고충처리절차 등을 통해 그때그때
불만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위기상황(危機狀況)
1) 어려운 상황
둔(屯)ㆍ감(坎)ㆍ건(蹇)ㆍ곤(困)ㆍ수(需)ㆍ송(訟)ㆍ비(否)ㆍ서합(噬嗑)ㆍ박(剝)ㆍ대축(大
畜)ㆍ대과(大過)ㆍ돈(遯)ㆍ명이(明夷)ㆍ해(解)ㆍ귀매(歸妹)ㆍ환(渙)괘 등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의 시중 리더십을 말한다.
먼저 사흉괘(四凶卦)인 둔괘, 감괘, 건괘, 곤괘가 처한 상황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둔괘(屯卦) 괘사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크게 형통하고 바름이 이롭다. 가는 바를
두지 말아야 한다. 제후를 세움이 이롭다”615)고 한다. 봄이 되어 새싹이 대지를 뚫고
나오는 것이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생명이 움터 바야흐로 성장을 앞두고
있으니 크게 형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일수록 자연의 운행에 순응하며 바
르게 해야 한다. 함부로 일을 벌이지 말아야 하며, 경륜과 덕망을 갖춘 사람을 발탁
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이롭다.616) 구오 효사에서는 “혜택을 베풀기가 어려운 상황이
다. 작은 일에는 바름을 지키면 길하지만, 큰일에는 바름을 지키더라도 흉하다”617)고
한다. 최고통치자인 구오 자체가 위험 속에 놓여 있고 주위에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들이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국민들에게 작은 혜택은 베풀 수 있지
만 큰 혜택은 베풀 수가 없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다가는 실패하기가
쉽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경기가 불황에 빠진 때라든지 기업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신규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삼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려운 상
황을 타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을 발탁할 필요가 있다.
감괘(坎卦) 괘사에서는 “중첩된 위험에 빠진 상황이다. 마음속에 진실함을 가지고
- 161 -
있고, 오직 그 마음이 형통하니, 가면 가상함이 있을 것이다”618)라고 한다. 거듭된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는 진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마음이 형통하여 험난함을 넘
어서고 위험을 돌파할 수 있다.619) 구오 효사에서는 “구덩이가 차지 않으니 이미 평
평함에 이르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620)라고 한다. 구덩이가 차지 않아 험난함이 아직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 처했을 때는 군주인 구오가 구덩이를 채워 험난함을 해소할 수
있어야 허물이 없어진다. 조직이 위험에 빠졌을 때,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는 위험
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진실한 믿음을 가지고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 그
위험을 이겨낼 수 있다. 국민이나 구성원이 처한 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리더의 기본
책무이다.
건괘(蹇卦) 괘사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남쪽은 이롭고 동북쪽은 이롭지 않으
며, 대인을 만나는 것이 이롭고, 바르면 길하다”621)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무릇 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반드시 곧음과 바름을 지켜야 한다. 설사 어려움이 풀리
지 않더라도 바른 덕을 잃지 않는 까닭에 길한 것이다. 만약 어려움을 만나 굳게 지
키지 못해서 사특하고 참람한 데 들어가면, 비록 구차스럽게 면한다 하더라도 또한
악한 덕이다. 의리와 천명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622)라고 한다. 험난함
이 앞에 있을 때는 함부로 나아가지 말고 중도를 지킬 줄 알아야 하며, 덕성과 능력
을 갖춘 사람을 발탁해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초효를 제외한 다
섯 효의 자리가 마땅하니 바름을 지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623) 국가든 기업
이든 상황이 어려울 때는 무리하게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곤괘(困卦) 괘사에서는 “곤궁한 상황이다. 형통하고, 바르며, 대인이라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말을 하면 믿지 않을 것이다”624)라고 한다. 곤궁한 상황에 처할지라도
리더가 자신의 원칙을 지키고 올바름을 굳건히 추구하면, 그러한 곤궁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 이는 대인이라야 해낼 수 있는 일이다. 곤궁을 당한 때에는 변명을 해
도 통하지 않으니 리더는 가능한 침묵을 지키는 것이 좋다. 구오 효사에서는 “코를
- 162 -
베고 발을 베고, 붉은 제복을 입고 곤궁을 당한다. 서서히 기쁨이 있을 것이다. 제사
를 올리는 것이 이롭다”625)라고 한다. 구오가 비록 존위에 있지만 상육과 육삼에 의
해 포위되어 곤궁을 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구오는 강건중정(剛健中正) 하므로 자신
의 원칙을 지키고 있으면 결국에는 기쁜 결과를 얻게 된다.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
화합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626) 최고통치자든 최고경영자든 리더는 조직이 곤궁에 처
해 있을수록 원칙과 올바름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런 가운데 곤궁을 헤쳐 나갈 방책
을 강구해야 하고, 구성원 간의 화합을 모색해야 한다.
사흉괘 이외에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일러 주는
많은 괘들이 있다. 먼저 수괘(需卦) 괘사에서는 “기다리는 상황이다. 믿음이 있으면
빛나고 형통하며 바르고 길하여,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627)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믿음이 있으면 광명하여 형통할 수 있고 곧고 바름을 얻어 길하니, 이것으로
써 기다리면 어떤 것을 다스리지 못하겠는가? 비록 험하다 하더라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운 것’이다”628)라고 한다.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서는 믿음을 가지고 바른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
이 된다. 조직의 리더는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너무 성급하게 그것을 해소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어려움의 해소에도 때가 있음을 인식하여, 해결방안을 암중모색하는
가운데 그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기다릴 때는 어떠한 큰 어려움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송괘(訟卦) 괘사에서는 “송사가 일어나는 상황이다. 마음속에 진실함을 갖고 있으
나, 막혀서 두려워한다. 지나치지 않고 중용을 지켜야 길하고, 끝까지 밀고 나가면 흉
하다. 대인을 봄이 이롭고, 큰 내를 건너는 식의 어려운 일을 추진하기에는 불리하
다”629)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진실한 마음을 갖고 있어도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용의 미덕을 발휘하여 중간에서 화해를 모색하는 것이 좋고, 송사
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훌륭한 사람의 중재를 구하는 것이 좋
고, 큰일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구오 효사에서는 “쟁송하는 데 크게
길하다”630)고 하는데, 이에 대해 구오 「상전」에서는 “쟁송하는 데 크게 길하다는 것
- 163 -
은 중정한 것으로 하기 때문이다”631)라고 한다. 송사를 다투고 있음에도 길한 것은
중용을 유지하면서 바르게 하기 때문이다. 조직의 리더는 소송이 벌어졌을 때는 가능
한 유능한 중재자를 통해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좋다. 쟁송 같은 곤란한 상황일수록
일을 극단으로 끌고 가지 말고 중용의 미덕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비괘(否卦) 구오에서는 “막힌 것을 그치게 함은 대인의 길함이다. 망할까! 망할까!
두려워하여, 더부룩하게 난 뽕나무 뿌리에 매어놓듯이 하여야 견고하고 안전할 것이
다”632)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계사전」에서는 “위태로울까 염려하는 것은 그 자리
를 편안히 하는 것이고, 망할까 염려하는 것은 그 생존을 보존하는 것이며, 어지러울
까 염려하는 것은 그 다스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자는 편안한 상태
에 있으면서도 위태롭게 될 것을 잊지 않고, 보존하고 있으면서도 망함을 잊지 않으
며, 다스려져도 어지러움을 잊지 않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몸이 편해지고 나라가 보
존될 수 있다”633)고 한다. 막힌 것이 그치게 된 것은 대인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그
렇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늘 조심하고 경계해야 안전할 수 있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궁색한 순간에 지략과 덕을 갖춘 사람이 등장하여 그 궁색함을
해소하는 경우를 우리는 역사 속에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궁색할 때마다 영웅적인
존재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 늘 위기의식을 갖고 대비하여야 그러한 위기로부터 안전
할 수 있다. 기업의 경우에도 뛰어난 경영자의 개인적인 역량에 의해 위기를 극복하
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에 위험을 감지하고 그것에 대
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닥치는 위험에 대한 조기경보시스
템을 갖춤으로써 상시적으로 조직의 위험을 감지하고 대처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서합괘(噬嗑卦) 육오 효사에서는 “햇빛에 말린 고기를 씹다가 황금을 얻으니, 바르
고 위태롭게 여기면 허물은 없을 것이다”634)라고 한다. “햇빛에 말린 고기”는 형을
받는 자를 비유한 말이고, “황금”은 중용의 덕을 말한다. 군주인 육오가 비록 부정위
(不正位)에 있지만 형벌을 내리는 상황에서 중용의 덕을 잃지 않고 늘 삼가고 두려워
하면 허물은 없을 것이다.635) 조직의 리더는 형벌을 다스리는 경우에도 송사와 마찬
가지로 중용의 덕을 잃지 말아야 한다. 형벌을 내릴 때는 늘 삼가는 마음으로 지나침
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 164 -
박괘(剝卦) 괘사에서는 “깎이는 상황이다. 나아가는 것이 있으면 불리하다”636)고
한다. 이처럼 쇠퇴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일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경영
자가 쇠퇴기에 접어든 사업에 새롭게 자금을 투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
이다. 정부의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효과가 나지 않는 사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국가재정만 악화시킬 뿐이다.
대축괘(大畜卦) 괘사에서는 “크게 저지당하는 상황이다. 이롭고 바르다. 집에서 먹
지 않으면 길하다.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다”637)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를
대비해 역량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밖에 나가서 실력을 기르는 것이 좋고, 그렇게
함으로써 큰일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638) 경영자는 경영환경의 악화로 새로운 사업
에 투자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미래를 대비해 내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
금을 축적하는 한편,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서 교육훈련 시킬 필요가 있다. 통치자도
마찬가지이다. 조선조에 세종(世宗)이 집현전(集賢殿)을, 정조(正祖)가 규장각(奎章閣)
을 통해 능력 있는 학자들을 발굴하고 양성한 것 또한 먼 훗날을 기약하기 위한 것
이었다.
대과괘(大過卦) 괘사에서는 “매우 지나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마룻대가 휘어
있으니, 나아가는 바가 있으면 유리하여, 형통하다”639)고 한다. 마룻대가 휘는 어려운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전」에서는 “대과는 큰 것이 지나친
것이다. 마룻대가 휘는 것은 근본과 말단이 약하기 때문이다. 강이 과하게 많아도 중
에 있고, 공손하고 기쁨으로 행한다. 가는 바가 있으면 이로워 형통할 것이다. 대과의
때에 맞춤이 크다.”640)라고 한다. “마룻대가 휘는 것”은 근본과 말단, 즉 괘의 맨 아
래와 맨 위의 효가 음이기 때문이다. “강이 과하게 많아도 중에 있고”는 이효와 오효
가 양강으로 중의 자리에 있음을 말한다. “공손하고 기쁨으로 행한다”에서 공손은 하
괘를, 기쁨은 상괘를 상징한다. 이처럼 어떤 난국에 처했을 때는 조금 과도하더라도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641) 이것이 바로 대과라는 상황이 우리에게 던져주
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고 하여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치
부한다. 그렇지만 때로는 지나친 것이 시중일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극단적인
- 165 -
것이 중용인 경우가 있는 것이다. 특히 국가나 기업이 어떤 난국에 처했을 때는 일반
적이거나 상식적인 것을 넘어서는 비상한 조치나 방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돈괘(遯卦) 괘사에서는 “은둔해야 하는 상황이다. 형통하다. 조금 이롭고 바르
다”642)고 한다. 세상에 나아가 뜻을 펴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물러나 바름을 지키는
것이 바로 때에 따른 올바른 처신이며 형통한 길이다. 은둔에도 때가 있고 출사에도
때가 있는 법이다. 그것이 바로 시중이고 출처의 도리인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 세계
에서 보면 각 분야의 리더들이 출처의 도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구설에 오르는 경
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경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명이괘(明夷卦) 괘사에서는 “밝음이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어렵더라도 바름을 지
키면 유리하다”643)고 한다. 밝음이 상처를 입어 어둡고 도가 무너진 상황일수록, 바
름을 지키고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은 좋은 일이 생긴다. 정치 도의가 무너
지고, 경제가 불황에 빠지고, 사회기강이 흐트러진 암울한 시기일수록 시대에 대한
올바른 식견과 통찰력을 가진 리더와 국민들이 필요하다. 그런 리더와 국민들이 많을
수록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아 무너진 정치 도의가 바로 세워지고, 불황에 빠진 경제
가 회복되고, 흐트러진 사회기강이 바로잡히게 된다.
해괘(解卦) 괘사에서는 “위험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남으로 가면 이롭다. 갈
곳이 없으면 돌아오는 것이 길하다. 갈 데가 있으면 일찍 가면 길하다”644)고 한다.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와줄 사람들이 있는 서남으로 가는 것이 길하다. 위험을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 때는 무리하게 시도하지 말고 본분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
하다.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는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다. 「단전」에서는 “해는
위험하여 움직이니, 움직여서 위험을 벗어나는 것이 해이다. 해는 서남으로 가면 이
롭다는 것은 가서 무리를 얻었다는 것이고, 돌아옴이 길하다는 것은 이에 중을 얻는
것이다. 갈 바가 있으면 일찍 가면 길할 것이라는 것은 가서 공이 있다는 것이다. 천
지가 풀려서 우레가 치고 비가 오고, 우레가 치고 비가 오니 수많은 과목과 초목의
껍질이 모두 열려서 터지니 해의 때 맞음이 크다”645)고 한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그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너그러움과
- 166 -
편안함으로 사람을 대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물
러나 수신하며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위험을 해결할 때는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괘상을 보면 우레가 치고 비가 내려 만물이 소생하듯이 세상의
어려움이 해소됨을 알 수 있다.646) 해괘에서는 위험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다음 몇 가
지를 들고 있다. 첫째, 위험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둘째,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 때는 무리하지 말고 본분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넷째, 물러나 수신하며 기다리는 것도 하나
의 방법이다. 모든 조직의 리더가 참고해야 할 방책이라고 할 것이다.
「계사전」에서는 해괘 상육에 대해 공자의 말을 빌려 해석하는 구절이 나온다. 공자
는 새매, 즉 소인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때를 기다려 행동하는 것[待時而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167 -
를 건넘이 이롭고, 바르게 함이 이롭다”650)고 한다. 흩어진 민심을 다시 모으기 위해
서는 국왕이 종묘나 국가유공자 묘역에 나아가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
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의 힘을 결집해야 이룰 수 있는 큰일을 도모하는 것
이 좋고, 그런 일을 도모할 때는 어떤 사심도 없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의 발전만을
생각해야 한다. 구오 효사에서는 “흩어지는 시기에 큰 명령을 땀이 나듯 하고, 왕이
축적한 것을 분산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651)라고 한다. 민심이 흩어져 있는 시기
에는 온 힘을 다해 명령을 내리고, 왕이 축적해 놓은 것을 백성들에게 분배해 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정리하면, 민심이 흩어져 있고 구성원의 응집력이 약해져 있을
때 쓸 수 있는 방책으로는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국가통치자가 국립묘지
에 나아가 분향하고 추념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기업의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창업주의 묘역에 분향하는 것이 거기에 해당할 것이다. 둘째, 국민이나 종업원의 힘
을 결집해야 이룰 수 있는 큰 사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셋째, 그러한 사업은 오로
지 국가와 국민 또는 기업이나 종업원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넷째, 국가재정
을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는 곳에 공정하게 투입할 필요가 있다.
2) 절제(節制)가 필요한 상황
- 168 -
3) 믿음이 필요한 상황
- 169 -
이다. 이는 곧 천도에 따르는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
괘의 건괘(乾卦)는 본래 천도이고, 하괘의 진괘(震卦)는 그 특성이 움직임에 있기 때
문에, 반드시 천도에 근거해서 움직여야 하고, 사사로운 욕심에 근거해서는 곤란하
다.”660) 천도에 따르지 않으면 재앙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어떤 일을 추진하는데 불
리하다. 영국 속담에 ‘진실이 최선의 방책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진실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무망괘에서는 이러한 진실한
자세야말로 천도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가 국가나 기업
의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협력이나 고통분담을 호소하는 자세야말로 반드
시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믿음이 필요한 상황과 관련하여 자하는 통치자인 군자는 백성과의 신뢰관계
가 형성된 뒤에야 백성들로 하여금 희생과 손해를 감수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신하와 군주 간의 관계에서도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어야
신하가 간하는 것이 제대로 가납될 수 있다. 이러한 이치는 국가 뿐 아니라 기업 등
다른 조직의 상하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4) 제사(祭祀)를 지내는 상황
- 170 -
는 의미로 지내는 것이지만, 결국 그러한 의식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백성이나 구
성원들의 단결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성대하고 격식을 갖춘 제사보다는 상황에 맞추
어 진실한 마음으로 지내는 제사가 더 나을 수 있다. 흔히 ‘제사는 정성’이라는 말을
한다. 국가나 기업의 큰 행사나 의식도 마찬가지이다. 그 상황에 맞추어 정성스럽게
준비한 행사나 의식이 겉모습만 화려한 행사나 의식보다 훨씬 더 국민이나 구성원을
단결시키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부터 이런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 171 -
욕을 억제하는 것을 말하고, “그 몸을 얻지 못하며”라는 것은 욕망이나 외부세계에
이끌리지 않게 되는 것을 말한다.667)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불획기신(不獲其身)’이
라는 말은 몸을 보지 못함이니, 나를 잊어버리는 것을 말한다”668)라고 한다. “그 뜰
에 가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한다”라는 것은 바깥 사물의 유혹에 등지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이처럼 사욕을 억제하고 외부의 욕망이나 유혹에 이끌리지 않으면 허물이 없
다. 「단전」에서는 “간은 그침이니 때가 그칠 때는 그치고, 때가 행할 때는 행하여,
움직임과 고요함이 그 때를 잃지 않으니 그 도가 밝다”669)고 한다. 그쳐야 할 상황에
서는 그치고, 행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행동함으로써 변통의 도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사로운 욕망이나 외부세계의 유혹 앞에서 그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
지만 리더라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리더는 법의 잣대로
뿐만 아니라 도덕적 기준으로도 허물이 없도록 자신과 가족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
다.
6) 결단(決斷)하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
- 172 -
서의 시중 리더십에 대해 말한다.
먼저 사괘(師卦) 괘사에서는 “군대를 일으키는 상황이다. 바르게 해야 한다. 장인
(丈人)이라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672)고 한다. 군대를 일으킬 때는 먼저 마땅한 명분
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구이와 같은 덕과 능력을 겸비한 장수가 있어야 하며, 그러
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673) 육오 효사에서는 “밭에 짐승이 있으면 말을 받드는 것이
이롭고 허물이 없을 것이다. 큰아들이 군사를 이끌어야지 작은 아들에게 맡기면 패배
하여 수레에 시체 싣는 일만 하게 되어 흉할 것이다”674)라고 한다. 적이 침입한 경우
군주는 대의(大義)를 일으켜 대응해야 하고, 지혜와 덕을 겸비한 구이에게 군대를 지
휘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재덕이 부족한 육삼과 육사에게 맡기면 패배하여
흉할 것이다. 상육 효사에서는 “대군이 명령을 내려 나라를 개국하고 가(家)를 받게
하지만, 소인은 등용하지 말아야 한다”675)고 한다. 전쟁이 끝나면 그 공에 따라 제후
(諸侯)를 봉하고 경대부(卿大夫)를 임명하지만 소인을 등용해서는 안 된다. 국가를 경
영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전쟁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기업도 시장에서 경쟁업체
와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다시피 한다. 이럴 경우 명심해야 할 것에 대해 사괘는 세
가지를 말한다. 첫째, 전쟁이나 경쟁에는 마땅한 명분이나 대의, 즉 정당한 목적이 있
어야 한다. 막대한 인명과 물자의 손실이 예상되는 전쟁이 자국민조차 납득할 수 없
는 이유로 진행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엄청난
인력과 자금을 투자해 시장을 장악하려고 경쟁하려고 할 때는 그 경쟁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냉정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전쟁에는 지략과
덕을 겸비한 장수가, 경쟁에는 전략과 통찰력을 갖춘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
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는 그러한 장수나 전문가를 발탁하고 기용하는 안목을 갖추어
야 한다. 셋째, 전쟁이나 경쟁의 승패가 갈린 후에는 그 결과에 따라 공정하게 논공
행상(論功行賞)이 이루어져야 한다. 역사를 보면 이러한 과정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또 하나 유의해야 할 것은 공을 세웠다고 해서 자
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무조건 기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쟁에 필요한 사람
과 평시에 요청되는 사람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다.
- 173 -
이괘(履卦) 괘사에서는 “범의 꼬리를 밟더라도 사람을 물지 않는다. 형통하다”676)
고 한다. 무언가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은 다양한데, 여기에서는 호랑이 꼬리를 밟아
버린 위태로운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조심하고 삼
가면 그 어려움을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구오 효사에서는 “과감하게 결단하여
행함이니, 바르더라도 위태로움이 있을 것이다”677)라고 한다. 최고통치자는 과감하게
결단하여 행할 경우일수록 포용과 겸손의 미덕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위태로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심하고 삼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고경영
자도 기업경영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는 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하
는 한편 포용하고 겸손하며 삼가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고괘(蠱卦) 괘사에서는 “좀먹어 무너진 상황이다. 크게 형통하고,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사흘을 생각하며, 일을 하고 나서 사흘을 살핀다”678)라
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좀먹었으면 다시 다스리는 이치가 있다. 예로부터
다스림은 반드시 어지러워짐으로 인했으니, 어지러우면 다스림을 열게 됨은 이치의
자연스러움이다. 만약 괘의 재질로 좀먹은 것을 다스리면 크게 착하고 형통함을 이룰
수 있다. 고괘의 큰 의미는 때의 간난(艱難)하고 험조(險阻)함을 다스리는 것이므로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고 했다”679)라고 한다. 영원히 융성하는 국가도, 끝없이 번창
하는 기업도 없다. 번성의 끝에는 언제나 어지러움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어지
러움이 극에 달하면 다시 다스림으로 나아가는 것이 역사의 순리이다. 물극필반(物極
必反)의 이치가 만사만물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무너진 체제를 정비하고 흩어진
민심을 모으니 형통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조직을 재건할 때는 준비를 치밀하게 해
야 하고, 재건에 착수한 후에도 일이 제대로 진행되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이
러한 이치는 국가든 기업이든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바로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발휘를 절실히 요청한다.
해괘(解卦) 구이 효사에서는 “사냥에서 세 마리의 여우를 잡아 누런 화살을 얻으니
바르면 길하다”680)고 하고, 「상전」에서는 “바르면 길하다는 것은 중도를 얻었기 때문
이다”681)라고 한다. 소인을 제거할 때는 곧으면서도 지나치지 않는 중도의 방법을 쓰
- 174 -
는 것이 좋다.682) 너무 유화적인 방법을 쓰면 소인의 제거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강하게 몰아붙이면 반발을 살 수가 있다. 따라서 부드러움과 강함 그 사
이의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국가든 기업이든 모든 조직에는 그 조직을
해치는 구성원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구성원을 징계하는 경우에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는 이런 점을 살펴볼 필요
가 있다.
쾌괘(夬卦) 괘사에서는 “척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왕의 뜰에서 드러냄이니, 진심으
로 호소하여 위태로움이 있음을 알려야 한다. 읍부터 알려야 하고, 군대를 보내는 것
은 이롭지 않으며,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683)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비록
이쪽의 아주 성함으로써 저쪽의 아주 쇠약함을 척결하더라도, 만일 쉽게 여겨 방비가
없으면 예측하지 못할 후회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아직도 위태한 이치가 남아 있는
것이고, 반드시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근심이 없을 것이니, 성인이 훈
계를 베푸시는 뜻이 깊다”684)고 말한다. 구오 효사에서는 “(부드럽고 연약한) 쇠비름
을 (잘라내는 것처럼 소인을) 결연하게 척결한다. 중도로 행하면 허물이 없다”685)고
한다. 쇠비름으로 상징되는 소인을 척결하기 위해서는 과격한 방법이 아닌 중도의 방
법을 써야 허물이 없다. 국가통치자가 국가적인 위험이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는
국민에게 진정성을 다해 투명하게 그러한 위험이나 문제가 있음을 밝혀야 한다. 그리
고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력은 보여주되 그렇다고 강제적이거나 강압적인 수단에 의
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흔히 권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가진 권력을 십분 활
용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렇지만 자신이 위임받은 권
력이라 할지라도 그 행사에는 신중함이 뒤따라야 하고, 권력의 전부가 아닌 팔할 정
도만 행사한다는 삼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기업의 최고경영자 역시 어떤 문
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에는 먼저 구성원에게 기업이 봉착한 문제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런 뒤 합리적이고도 순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혁괘(革卦) 괘사에서는 “바꾸는 상황이다. 날이 차야 믿는다. 크고 형통하고 이롭고
발라서, 후회가 없다”686)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주희는 “하나라도 바르지 못함이 있
으면, 개혁한 것이 불신을 받고 소통되지 못해서, 도리어 후회가 있을 것이다”687)라
- 175 -
고 말한다. 국가든 기업이든 어떤 제도나 체제가 오래되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문
제를 드러내게 된다. 그것은 환경의 변화에 기인하기도 하고, 제도나 체제 자체의 운
용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개혁은 그 문제들이 쌓여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그리하여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때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모든 개혁은 하나라도 바르지 않음이 없이 완벽하
게 이루어져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후회가 없게 된다.
3. 화합(和合)해야 하는 상황
1) 포용(包容)해야 하는 상황
- 176 -
군자가 이같이 평했다. 정장공의 이번 일은 예에 합당한 것이다. 예는 나라를 다스
리는 경국가(經國家)와 사직을 안정시키는 정사직(定社稷), 백성을 다스리는 서민인
(序民人), 후대를 이롭게 하는 이후사(利後嗣)를 뜻한다. 허(許)나라가 비록 법도를 어
겨 정벌했지만 이미 죄를 자복하자 이를 널리 용서했다. 또한 허나라의 덕행을 헤아
려 처리하고 자신의 힘을 헤아려 알맞게 시행했다. 나아가 시세에 맞게 행동함으로
후대인에게 누가 없게 했으니 가히 예를 알았다고 할 수 있다.690)
2)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상황
- 177 -
먼저 동인괘(同人卦) 괘사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들에서 하면 형통
하다.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며, 군자의 바름이 이롭다”693)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는 “천하와 더불어 대동할 수 있으면, 이것은 천하가 다 함께 하는 것이니, 천하
가 다 함께 하면 어떤 험하고 막힌 것인들 건너지 못하며, 어떤 어렵고 위태한 것인
들 형통하게 하지 못하겠는가?”694)라고 한다. 또한 “그러므로 비록 천 리 밖에 있고
천 년 뒤에 태어나더라도 부절(符節)을 맞추는 것 같으니, (이런 이치로) 미루어 행하
면 광대한 천하와 억조의 백성들이 함께 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소인은 오직 그
사사로운 뜻을 써서, 가까운 사람은 비록 그릇되어도 또한 함께 하고, 미워하는 사람
은 비록 옳으나 또한 달리 한다. 그러므로 그 함께 하는 사람이 아첨하는 무리가 되
니, 대개 그 마음이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인하는 도의 이로움은
군자의 곧고 바름에 있는 것이다”695)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공개
적인 장소에서 공평무사하게 하면 형통하다. 큰 어려움을 헤쳐나감에 있어서는 광명
정대(光明正大)하고 지공무사(至公無私)하게 하여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이롭다.696) 국가든 기업이든 큰일을 도모할 때는 모든 구성원들의 뜻과 역량을 모아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 그 일을 제대로 이룰 수 있고, 이룬 뒤에도
말썽이 없게 된다.
함괘(咸卦) 괘사에서는 “교감하는 상황이다.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롭다. 여자와
혼인하면 길하다”697)고 한다. 만사만물이나 사회의 관계에 있어서 교감은 매우 중요
하다. 교감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여부에 따라 일의 성패나 인간관계가 달라진다.
그러한 교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르게 하는 것이다. 혼인도 마찬가지이다. 구오
효사에서는 “구오는 그 등살에 느낀다는 것이니 후회가 없을 것이다”698)라고 한다.
“그 등살에 느낀다”는 것은 등 뒤의 살처럼 사사로움을 버리고 사람들과 폭넓게 교감
하는 것을 말한다. “후회가 없을 것이다”라는 것은 외물이나 외계에 유인되지 않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감할 때는 사사로움을 버리고 외물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후회가 없게 된다.699) 리더가 조직 내부 및 외부 사람들과 교감하고
- 178 -
교류함에 있어서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통치자나 최
고경영자가 개인적인 친소관계(親疏關係)에 의지해 사람을 등용한다면 정작 능력 있
는 사람들은 빛을 보지 못하게 된다. 리더는 언제나 사사로움을 버리고 폭 넓게 인재
를 기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세종이 자신을 지지하지도 않았고 여러 가지 구설에 휘말
렸던 황희를 중용한 것이나, 문벌과 신분 고하를 초월해서 최윤덕(崔潤德)을 등용한
것이나, 관노 출신인 장영실(蔣英實)을 발탁한 것 등은 모두 그 능력에 따라 널리 인
재를 기용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췌괘(萃卦) 괘사에서는 “뜻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형통하고) 왕이 사당에 간다.
대인을 보는 것이 이롭다. 형통하고, 바르면 유리하다. 큰 희생을 쓰는 것이 길하니,
갈 바를 두면 이롭다”700)고 한다. 백성들의 뜻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왕이 종묘
에 나아가 제사를 올림으로써 백성들의 마음을 한 데로 모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덕
망 있는 사람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이롭다. 사람들의 뜻을 모으는 것은 형통한 일이
고, 뜻을 모을 때는 그 목적이 바른 것이어야 한다. 큰 희생을 써서 정성스럽게 제사
를 지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넉넉하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길하다. 이
렇게 하여 천명을 따르는 것이 이롭다. 정리하면,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는 대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몇 가지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사를 앞두고 구
성원들의 뜻을 한 데로 모아야 할 경우에는 국가유공자나 기업의 창업공신을 기리는
의식을 진행하여 일체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둘째, 뜻을 모을 때는 그 목적이 바른
것이어야 한다. 셋째, 덕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발탁하여 대사를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 넷째, 대사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이와 아울러
사람들의 뜻을 모음에 있어서는 『논어』의 다음 구절들이 참고할 만하다. 먼저 「안연
(顏淵)」에서는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이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반
드시 쭉 쓰러질 것이다”701)라고 한다. 리더가 모범을 보일 때 하위자들도 그 리더를
본받아 한 마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위정(爲政)」에서는 “군자는 두루 조화
를 이루고 당파를 형성하지 않으며, 소인은 당파를 형성하고 두루 조화를 이루지 못
한다”702)라고 한다. 리더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편애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과
두루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면 조직의 단결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 179 -
3) 분배(分配)하는 상황
- 180 -
다. 익은 움직이고 겸손하여 날로 나아감이 한계가 없다. 하늘은 베풀고 땅은 낳아서
그 유익함이 방소가 없이 무궁하다. 무릇 익의 도는 때와 더불어 행하는 것이다”707)
라고 한다. 국가가 재정을 사용해 국민들의 소득을 보전해주면 국민들의 기쁨이 크고
그 뜻이 빛난다. 이처럼 국가가 상황에 알맞게 국민을 지원하는 것은 경사스러운 일
이다. 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이롭다는 것은 어진 도를 실천하기 때문이다. 일이 순
조로울 때라도 늘 겸손하게 행동하면 전도가 무한해질 것이다. 천지가 만물을 베풀고
기르는 것처럼 그 유익함이 만방에 미친다. 이렇듯 위에서 아래에 베푸는 익의 도는
때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다.708) 조선조의 세종이 기근 속에서 굶주리는 백성들을 구
휼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친 것도 그 예라고 할 수 있다.709) 기업의 경우에도
창출된 이익을 구성원에게 임금이나 복리후생의 형태로 적절하게 배분해 줌으로써 업
무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조직의 발
전을 기할 수 있게 된다.
정괘(井卦) 구오 「상전」에서는 “찬 샘물을 먹는다는 것은 중정하기 때문이다”710)라
고 한다. “찬 샘물은 먹는다”는 것은 이를테면 경제개발로 인한 혜택을 누리는 것을
말한다. 그럴 때 경제개발의 총지휘자인 구오가 그 혜택을 독점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적절하고 바르게 분배해야 한다711) 국부(國富)가 증대하면 최고통치자가 신경 써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그 창출된 부가 모든 국민들에게 그리고 각 분야에 골고루
분배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증대된 이익이 구성원들
에게 적절하게 분배하도록 하는 것은 바로 최고경영자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4) 겸손(謙遜)해야 하는 상황
- 181 -
말한다.
먼저 겸괘(謙卦) 괘사에서는 “겸손해야 하는 상황이다. 형통하다. 군자는 끝까지 겸
손할 수 있어야 한다”712)라고 말한다. 겸손할 수 있으면 형통하다. 군자 또한 종신토
록 겸손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삼 효사에
서는 “공로(功勞)가 있는 겸손이다. 군자는 끝이 있으면 길하다”713)고 한다. 공로가
있으면서도 겸손하기란 일반적인 겸손보다 더 어려운 일인데, 군자가 끝까지 이렇게
할 수 있으면 길하다.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가 임기 동안 변함없이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공로를 세웠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이렇듯 어려울수록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 겸손한 자세이다.
귀매괘(歸妹卦) 육오 「상전」에서는 “‘제을(帝乙)이 누이동생을 시집보내는데 정실인
누이동생의 소매가 그 측실의 소매가 좋음만 못하여’ 라고 하는 것은 그 자리가 중에
있어 귀함으로 행동하는 것이다”714)라고 한다. 군왕인 제을이 누이동생을 결혼시킴에
있어 아랫사람보다 더 자기를 낮춘다는 것은 중용의 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
고의 자리에 올라 겸손하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일이 어려운 만큼 리더
들에게는 또한 절실하게 요청되는 덕목이기도 하다.
손괘(巽卦) 구오 효사에서는 “바르면 길하니, 뉘우침이 없어지고, 이롭지 않음이 없
으니, 처음은 없으나 마침은 있다. 경(庚)으로 삼일 먼저하고 경으로 삼일 뒤로하면
길할 것이다”715)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주희는 “경(庚)은 고치는 것이니, 일을 변
경하는 것이다. ‘경으로 삼일 먼저’는 정(丁)이고, ‘경으로 삼일 뒤’는 계(癸)니, 정(丁)
으로써 변하기 전에 신중하게 하는 것이고, 계(癸)로써 변한 뒤에 헤아리고 살피는
것이다”라고 한다. 구오는 강건중정으로 존위에 있지만 겸손을 으뜸으로 하는 손괘에
서는 강이 지나치고 상응함이 없어서 뉘우침이 있는 효이다. 그렇지만 중정의 덕을
지켜 곧고 바르기 때문에 길하다. 따라서 뉘우침이 없어지고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일의 시작은 순조롭지 못해 뉘우침이 있지만, 그것을 잘 보충해 끝내는 뉘우침이 없
어진다. 처음과 끝을 늘 신중하게 해야 길하다.716)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 중에서 아
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덕목이 바로 겸손이다. 권력을 가질수록 교만해지기는
쉽고 겸손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신중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 182 -
4. 진보(進步)하는 상황
1) 일이 순조(順調)로운 상황
- 183 -
든 일들을 중히 여기며 미리 대비하면서도 재난이 생기지는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렇
기 때문에 백 가지 일을 하더라도 실패하는 일이 없는 것이다.722)
- 184 -
할 수 있고, 해가 중천에서 비추듯이 왕의 교화가 온 천하에 골고루 미치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최고통치자나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일부 국민이나 구성원이 아
닌 모든 국민 또는 구성원의 통치자나 경영자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늘 차
별받거나 소외당하는 사람들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햇살은 차별하지 않는 법이다.
기제괘(旣濟卦) 괘사에서는 “이미 이루어진 상황이다. 형통함은 작고, 바르면 이롭
다. 처음에는 길하나, 끝에는 어지럽다”726)고 한다. 일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또 다른
과제의 출발점일 수 있으므로 형통함이 작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이 성사되었더
라도 방심하지 말고 그 일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계속 바르게 해나가야 이롭
다. 일이 성사된 것은 좋은 것이나,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
할 수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일이란 끝없는 변전 속에 놓여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라
하겠다. 국가를 통치하는 것도, 기업을 경영하는 것도 끝없이 발생하는 문제 속에서
의사결정을 거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늘 방심하지 말고 상황 변화를 예
의주시해야 한다.
2) 발전(發展)해 나가는 상황
- 185 -
대장괘(大壯卦) 괘사에서는 “매우 씩씩하게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르게 함이
이롭다”728)라고 한다. 대장괘는 양이 네 개로 성장하여 매우 씩씩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렇지만 이럴 경우일수록 바름을 지킬 필요가 있다. 국
가든 기업이든 어떤 일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그 과
감함이 지나쳐 규정이나 절차를 무시하는 경우이다. 목적의 타당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수단과 절차의 정당성이다. 그 목적이 아무리 타당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이나 절차가 정당하지 않으면 목적을 달성한 뒤에도 후유증이
남게 된다.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는 이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승괘(升卦) 괘사에서는 “상승하는 상황이다. 크게 형통하고, 대인을 보니 근심하지
말며, 남쪽으로 나아가면 길하다”729)고 한다. 지위가 상승하거나 어떤 일이 진척되는
상황은 크게 형통하다고 할 수 있고, 덕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이 나타나 그러한 상승
세를 도와주니 근심할 필요가 없으며, 광명한 방향으로 전진하면 길하다.730) 조직에
서 지위가 상승하고 리더로 성장해 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
는 자신의 남다른 노력도 필요하지만 자신을 끌어주는 멘토의 도움 또한 필요하다.
점괘(漸卦) 괘사에서는 “점진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자가 시집가는 것
이 길하니,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731)고 한다. 여자가 시집갈 때 전통적인 의례절
차에서는 납채(納采), 문명(問名), 납길(納吉), 납증(納證), 청기(請期), 친영(親迎) 등의
여섯 단계를 거친다.732) 이처럼 어떤 일을 할 때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점진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어』에서도 “빨리 하려고 하면 도달하지 못한다”733)라
고 말한다. 국가를 통치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일은 오랜 기간에 걸친 노하우가 축적
되고 그것이 체계화됨으로써 가능해진다. 때로는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기존의 체계
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점진적인 발전의 단계를 거친
다. 최고통치자나 최고경영자는 조직의 발전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직
시하고 조직의 축적된 전통과 노하우를 중시하고 그 바탕 위에서 조직의 발전을 도모
할 필요가 있다.
미제괘(未濟卦) 괘사에서는 “또 다른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형통하다. 작
은 여우가 거의 건너가서, 그 꼬리를 적심이니, 이로운 바가 없다”734)고 한다. 미제
- 186 -
는 기제의 안정된 상태를 깨뜨리고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전적 대립과 불
안정 속에 있기 때문에 형통하다고 할 수 있다.735) 대립과 불안정을 극복하고 더 나
은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초육에서 여우가 꼬리를 적시는 것처럼 초기에 일에 임
하는 태도가 진지하지 못해 실수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국가를 통치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일이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끊
임없는 문제해결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한 초기에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문제의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가 있다. 최고통치자
나 최고경영자는 이러한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3) 계몽(啓蒙)하고 육성(育成)해야 하는 상황
- 187 -
학교 교육과 사회 교육을 통해 국민들이 그 수준에 맞추어 제때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경우에도 우수한 구성원이 곧 기업의 경쟁력임을 인식하고, 구성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교육훈련을 적절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
무망괘(无妄卦) 「상전」에서는 “하늘 아래에서 우레가 움직여 모든 존재에게 무망을
부여한다. 선왕은 이것을 본받아 힘써 때에 맞추어 만물을 길러준다”738)고 한다. 봄
에 우레가 진동해 모든 생명이 깨어나듯이 만물은 천도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을 지니
고 있다.739) 군왕은 이러한 이치를 본받아 때에 맞추어 만물이 그 본성을 발양(發揚)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의 최고통치자나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국민이나
구성원이 적시에 그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
다.
이괘(頤卦) 괘사에서는 “길러야 하는 상황이다. 바르게 해야 길하다. 길러주는 것을
보고 스스로 입안을 채울 음식을 구하여야 한다”740)고 말한다. 육성할 때는 사심이
없이 공정해야 한다. 육성하는 방법을 보고 스스로를 육성하는 길에 대해 살펴본다.
국가가 국민을 교육함에 있어 유의해야 할 것이 바로 교육기회의 평등이다. 의무교육
의 확대도 그 일환이 될 것이다. 성별, 연령, 지역, 소득, 인종 등에 따른 차별 없이
교육받는 것은 헌법(憲法)에 보장되어 있는 기본권인 동시에 인류가 추구해야 할 보
편적인 가치이다. 또한 교육 중의 최고의 교육은 바로 자율적인 교육이다. 기업에서
도 모든 구성원이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한때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이라는 말이 유행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과 학습이란 개별 구성
원 차원에서 수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개인, 팀,
조직 차원에서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학습이 능동적으로 이루어지는 풍토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논어』와 『맹자』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나온다. 먼저 『논
어』 「술이(述而)」에서 공자는 “분발하지 않으면 이끌어주지 않고, 애태우지 않으면
말해주지 않으며, 한 모퉁이를 들 때 세 모퉁이로써 반응해오지 않으면 다시 일러주
지 않는다”741)고 말한다. 이는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 분발하고 애를 쓰며 깨우치는
자율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맹자』 「공손추(公孫丑)」에서
맹자는 “반드시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을) 일삼음이 있으면서 효과를 미리 기대하지
- 188 -
말고, 마음에 잊지도 말며, 조장하지도 말아서 송(宋)나라 사람처럼 하지 말아야 한
다”742)고 말한다. 이는 호연지기 함양을 늘 염두에 두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성급하게 덤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 189 -
Ⅶ. 결론(結論)
- 190 -
구오와 육이 간의 상응 관계는 기본적으로 강중의 리더와 유중의 하위자 간의 관
계이다. 그 상응 관계를 분석해본 결과 중정한 도로써 상응함, 천하의 대동을 위한
상응, 어려움 속에서의 상응, 개혁을 위한 상응 등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
응 관계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는 공평무사, 포용, 중정한 처신, 통솔력ㆍ
한결같음ㆍ바르고 확고함[元永貞], 덕성과 능력 겸비한 인재 발탁, 개혁주도능력 등이
추출되었다. 그리고 하위자의 덕목으로는 정도, 중정한 처신, 내적 역량 기름, 개혁주
도능력 등이 추출되었다. 한편,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①덕성과 능력 겸비한 개
혁 주체, ② 확고하면서도 점진적인 개혁, ③ 상황이 성숙했을 때의 개혁, ④ 국민
들의 확고한 신뢰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오와 구이의 상응 관계는 기본적으로 유중의 리더와 강중의 하위자 간의 관계이
다. 그 상응 관계를 분석해본 결과 사제(師弟)로서의 상응, 전쟁 속에서의 상응, 태평
한 시대의 상응, 신뢰 속에서의 상응, 어려움 속에서의 상응 등으로 구분되었다. 이러
한 상응 관계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는 결단력, 겸손, 신뢰, 위엄, 인재의
적재적소 등용, 중용, 부드러움 등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하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
으로는 교만하지 않음, 중도, 적극성, 추진력, 중직(中直) 등이 제시되었다.
넷째, 리더와 대상자의 상황과의 관계, 즉 합상황 관계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되었
다. 자연 운행에 따라 원칙적인 변화를 하는 상황, 위기 상황, 화합해야 하는 상황,
진보하는 상황이 바로 그들이다. 자연 운행에 따라 원칙적인 변화를 하는 상황은 다
시 건괘의 자연운행에 따르는 상황과 곤괘의 가려서 저장하는 상황으로 나누어진다.
위기 상황은 어려운 상황, 절제가 필요한 상황, 믿음이 필요한 상황, 제사를 지내는
상황, 그침과 행함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 결단하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 등으로 구분
된다. 화합해야 하는 상황은 포용해야 하는 상황,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상황, 분
배하는 상황, 겸손해야 하는 상황으로 나누어진다. 진보하는 상황은 일이 순조로운
상황, 발전해 나가는 상황, 계몽하고 육성해야 하는 상황으로 구분된다. 각 상황에서
리더에게 요청되는 덕목으로는 자연의 운행원리를 준칙으로 한 조직 운영, 원칙을 지
킴, 무리하지 않음, 경륜과 덕망을 갖춘 인재 발탁, 위험 극복에 대한 믿음, 화합, 때
를 기다림, 중용, 인재의 발굴과 교육, 출처의 도리를 지킴, 적절한 절제, 진정성을
통한 신뢰 구축, 투명성, 지행(止行)의 상황 파악, 자기관리 및 가족관리, 정당성, 전
문가 발탁, 공정성, 포용과 타협, 겸손, 삼가는 자세, 폭 넓은 인재 기용, 위기 대비
등이 있다.
본 연구의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 191 -
첫째, 지금까지 리더십 연구는 리더에 초점을 맞추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리더십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리더와 뜻을 같이 하면서 리더를 보좌하
는 하위자나 협력자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상응 관계에서 본 시중 리더십’을 통
해 리더-대상자 간의 상응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리더십의 발휘에 있어 상황 변수는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다. 피들러
의 합상황 이론에서 상황 변수가 고려되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상황을
고려한 리더십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시중 리더십에서는 상황을
전제로 해서 리더가 그 상황에 적합한 행동을 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리더십의 발휘나 그 연구에 있어서 상황 변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고려되
어야 할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추출된 리더나 대상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실제 조직 상황
에서 어느 정도 유의성(有意性)을 갖는지를 검증하는 사례연구나 실증연구가 축적된
다면 향후 조직의 리더십 교육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본 연구가 갖는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역』을 리더십 측면에서 다룬 연구, 특히 시중을 리더십 측면에서 다룬 연
구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본 연구는 그 타당성이나 정합성
을 입증함에 있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둘째, 시중 리더십을 삼원적 교호관계로 보고, 그 관계를 리더-대상자의 상응 관계
및 리더와 대상자의 상황과의 관계로 구분해 살펴보았다. 그렇지만 리더-대상자-상황
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동태적인 삼원적 교호관계에 대한 고찰은 자료의 한계로 인
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셋째, 시중 리더십과 관련해 주역에서 추출된 여러 상황들 및 그와 관련된 리더와
대상자의 덕목이 정부나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 어느 정도 유의미한지를 판단할 수 있
는 사례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시중 리더십에 대한 향후 연구는 본 연구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첫째, 『주역』을 시중 리더십 측면에서 다루는 연구가 활성화됨으로써 그 연구 방법
이나 내용의 타당성이나 정합성, 그리고 실용성이 검증될 필요가 있다.
둘째, 리더-대상자-상황이 상호작용하는 삼원적 교호 관계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
서는 시간적 흐름에 따른 교호 관계의 변화를 살피는 종단적 연구(longitudinal
research)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시중 리더십에 대한 횡단적
- 192 -
연구(cross-sectional research)와 함께 종단적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시중 리더십의 삼원적 교호 모델’이 조직의 리더십 교육에 활용되고 그 활
용사례가 축적됨으로써, 그 모델이 조직에서 갖는 유의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 193 -
<참고문헌>
1. 원전
2. 단행본
- 194 -
吳澄, 『易纂言』 卷一.
王夫之, 『讀通鑒論』.
王植 輯, 『珍本皇極經世書』, 臺北: 武陵, 1996
牛鈕等 撰, 『日講易經解義』.
熊十力, 『讀經示要』, 台北, 廣文書局, 1972.
劉澤華 主編, 『中國傳統政治思維』, 吉林敎育出版社, 1991
李道平, 『周易集解簒疏』.
程頤, 『伊川易傳』.
『程氏經說』 卷一.
丁原明, 『橫渠易說導讀』, 齊魯書社, 2004.
鄭玄, 『易贊』.
左丘明, 『春秋左傳』
朱炳祥, 『伏羲與中國文化』, 武漢: 湖北敎育出版社, 1997.
朱熹, 『周易本義』.
馮友蘭, 『中國哲學史新編』 Ⅱ, 北京: 人民出版社, 1986.
이마이 우사부로(今井宇三郞), 『易經』 上, 明治書院, 1964.
Bandura, A., Social learning theory,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1977.
Bandura, A., Social foundations of thought and action: A social cognitive
theory,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6.
Burns, D. D., Feeling good: The new mood therapy, New York: William
Morrow, 1980.
Deci, E. L., Intrinsic motivation, New York: Plenum, 1975.
Deci E. L., & Ryan, R. M., Intrinsic motivation and self-determination in
human behavior, New York: Plenum, 1985.
Durkheim, E., Elementary forms of religious life, Trans by K. E. Fields,
New York: Free Press, 1995.
Ellis, A., Humanistic Psychotherapy, New York: McGraw-Hill, 1973.
Ellis, A., A new guide to rational living,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75.
Luthans F., & Kreitner, R., Organizational behavior modification and
- 195 -
beyond, Glenview, IL: Scott-Foresman, 1985.
Manz, C. C., The art of self-leadership: Strategies for personal
effectiveness in your life and work,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83.
Manz, C. C., Mastering self-leadership: Empowering yourself for
personal excellence,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92.
Sims, H. P., & Lorenzi, P., The new leadership paradigm: social learning
and cognition in organizations, Newbury Park, CA: Sage, 1992.
Skinner, B. F., Contingencies of reinforcement: A theoretical analysis, New
York: Appleton-Century-Crofts, 1969.
Skinner, B. F., About behaviorism, New York: Knopf, 1974.
3. 번역ㆍ역주서
- 196 -
Durkheim, E., 민혜숙ㆍ노치준 옮김,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 한길사, 2020.
Eliade, M., 이윤기 옮김, 『샤마니즘: 고대적 접신술』, 까치, 2021.
Freud, S., 이윤기 옮김, 『종교의 기원』, 열린 책들, 2020.
Jung, C. G., 이윤기 옮김, 『인간과 상징』, 열린 책들, 1996.
Smart, N., 윤원철 옮김, 『세계의 종교』, 예경, 2004.
4. 논문
- 197 -
송인창, 「주역에 있어서 감통의 문제」, 『주역연구』 제3집, 한국주역학회, 2000.
심귀득, 『주역의 생명관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엄연석, 「주역에서 상과 의미의 우연적 계기와 필연적 계기」, 『종교와 주역사상』(한
국주역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집), 한국주역학회, 2003.
윤내현, 「천하사상의 시원」, 전해종 외, 『중국의 천하사상』, 민음사, 1988.
윤상철, 『역경의 천인합일관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4.
이규희, 「주역에서의 시중지덕에 대한 고찰」, 『민족문화』 제50집, 한국고전번역원,
2018.
이근용, 「주역의 시중 사상이 현대 네트워크 사회에 갖는 함의」, 『동양고전연구』 제
37집, 동양고전학회, 2010.
이상임, 「‘판단의 한 과정’의 측면에서 본 주역의 ‘기미’」, 『동양철학』 제30집, 한국동
양철학회, 2009.
이상호, 「주역에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39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이선경, 「선진유가에 있어서의 시중의 문제」, 『동양철학연구』 제55집, 동양철학연구
회, 2008.
이승환, 「성의 기호학」, 『유교문화와 기호학』, 도서출판 월인, 2003.
이시우, 「변역의 도와 우환의식의 관계 고찰」, 『동서철학연구』 제66호, 한국동서철학
회, 2012.
이완재, 「역학적 인식과 표현방법에 관하여」, 『주역의 현대적 조명』, 한국주역학회,
범양사, 1992.
이용필, 「자기조직하는 우주」, 『과학사상』 제17호, 범양사, 1996.
이희영, 『셀프리더십과 개인성과의 관련성』, 영남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이희영, 「『주역』 괘사에서 만나는 시중 리더십」, 『숙명리더십연구』 제5집, 숙명리더
십개발원, 2007.
임채우, 「주역 음양 관계론의 정합성 문제: 음양대대와 부양억음의 논리적 상충 문제
를 중심으로」, 『동서철학연구』 제72호, 한국동서철학회, 2014.
전기호, 『주역 구덕괘를 통한 우환의 극복에 관한 연구』, 대구한의대학교대학원 박사
학위논문, 2020.
정병석, 「『역경』 상징체계의 함의」, 『주역의 현대적 조명』(한국주역학회 편), 범양사,
1992.
정병석, 「유가의 우환의식과 현대의 위기」, 『인간과 사상』 제6집, 영남동서철학연구
- 198 -
회, 1994.
정병석, 「주역의 관」, 『철학』 75, 한국철학회, 2003.
정병석, 「주역의 삼재지도와 천생인성」, 『유교사상연구』 제24집, 한국유교학회,
2006.
정병석, 「역전의 성인사관과 문명발전」, 『동양철학연구』 제52집, 동양철학연구회,
2007.
정병석, 「역전의 천지인 제등관과 성인」, 『대동철학』 제77집, 대동철학회, 2016.
최영진, 『역학사상의 철학적 연구』, 성균관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89
최영진, 「『주역』 – 주역의 도와 음양대대의 원리」, 네이버 지식백과.
최정묵, 「주역적 관점의 자연과 인간」, 『철학논총』 제51집 제1권, 새한철학회, 2008.
高明, 「易經的憂患意識」, 『憂患意識的體認』, 文津出版社, 1988.
鄭開, 「聖人爲何?-以『易傳』的討論爲中心」, 『周易文化硏究』 第4輯, 社會科學文獻出
版社, 2012.
奚彦輝, 「中國“人文化成”的思想政治敎育意蘊」, 『貴州師範大學學報』.
Bandura, A., The self system in reciprocal determinism, American
Psychologist, 33, 1978.
Day, W. F., Jr., On the behavioral analysis of self-deception and
self-development, In T. Mischel (Ed.), The self: Psychological and
philosophical issues, Oxford: Blackwell
Locke E. A., & Latham, G. P., Work motivation and satisfaction: Light at
the end of tunnel, Psychological Science, 1, 1990.
Manz, C. C., Self-leadership: Toward an expanded theory of self-influence
processes in organizations,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11,
1986.
Manz, C. C., & Sims, H. P., Self-management as a substitute for
leadership: A social learning perspective,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5, 1980.
Neck, C. P., Thought self-leadership: The impact of mental strategies
training on employee cognitions, behavior, and emotions, Doctoral
dissertation, Arizona State University, 1993.
- 199 -
Ph. D. Thesis
Yi, Hee-Yeong
Department of Philosophy
Graduate School
Yeungnam University
(Supervised by professor Jung, Byung-Seok)
Abstract
- 200 -
situation.
The corresponding relationship between leader and subject was
considered centering on the corresponding relationship between the fifth
nine and the second six, and the corresponding relationship between the
fifth six and the second nine. In the corresponding relationship between
the fifth nine and the second six, the virtues of leader were fairness,
tolerance, talent selection with both virtue and ability, and reform-led
ability. And the virtues of follower were correctness, fairness, internal
competence, and reform-led ability. In the corresponding relationship
between the fifth six and the second nine, the virtues of leader were
determination, humility, trust, dignity, the right man in the right place,
moderation, and mildness. And the virtues of follower were not haughty,
fairness, initiative, driving force.
The relationship of leader and subject to situation was largely divided
into four. They are the situation that change according to the cycle of
nature, crisis situation, the situation that need to be harmonized, and
progressing situation. In each situation, leader and subject are asked to
manage an organization based on the principles of nature, to follow
principles, to select talented people with experience and virtue, to
overcome risks, to harmonize, to find and educate human resource, to
self-regulate in the proper way, to build trust through authenticity, to
transparentize, to understand the situation that stop and do, to manage
self and a family, to justify, to select experts, to fair, to tolerate and
compromise, to modest, to refrain, to wide recruit of talented, and to
prepare for crisis.
- 201 -